“성실한 도민 누구나 분양받는 아파트 나옵니다”
“아무리 저축해도 내 집 마련에 20년 가까이 걸린다면 좌절할 수 밖에 없죠. 일정기간 소득을 착실하게 모은 경기도민이라면 누구나 내 집 마련이 가능한 ‘경기도형 주택’(가칭)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지난해 12월 말 취임한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이 최근 땅집고 인터뷰에서 경기도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공공분양 아파트를 집중 공급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분양 아파트는 땅을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이나 청년원가주택 등이 중심인데 조금 다른 콘셉트라는 것. 그는 “그동안 공공분양 아파트는 청약 문턱이 높고 분양가는 저렴해 당첨된 소수에게 수억원대 차익을 안겨주는 ‘로또’란 인식이 강했다”면서 “경기도형 주택은 성실하게 직장을 다니는 30~40대 도민이라면 누구나 내 집 마련이 가능한 모델”이라고 했다.
1~2인 가구 중심인 서울과 달리 경기도는 3인 이상 가구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한 주택 모델로 경기도 31개 시·군에 각각 적합한 맞춤형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주택 입지와 공급 규모, 청약 방법 등은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은 GH의 역할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단순히 주택 공급 숫자에만 초점을 맞추면 진정한 주거복지는 이룰 수 없다”면서 “집과 도시를 짓는데 그치는 ‘빌더’(Builder)가 아닌,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는 ‘타운 매니저’(Town Manager)가 되겠다”고 했다. 고려대 건축공학과 교수 출신인 김 사장은 2018~2021년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을 지냈고 도시설계 경력만 30년 넘는 베테랑으로 이론과 실무 경험이 풍부하다.
김 사장은 이른바 ‘공간 복지’ 사업도 강조했다. 경기도는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신축 아파트가 아닌 이상 지역 주민이 함께 쓰는 각종 생활 인프라가 부족하다. 특히 낡은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이 몰려있는 ‘빌라촌’에는 공용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주거 복지의 사각지대로 꼽힌다. 김 사장은 경기도 곳곳에 방치한 유휴 공간을 활용해 지역 주민을 위한 놀이터·경로당·유치원 등 다양한 공용 시설을 적재적소에 공급하겠다고 했다.
GH는 일자리를 만드는 ‘스마트 산업단지’ 사업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김 사장은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첨단·문화산업단지를 개발해 일자리와 주거지가 가까운 이른바 ‘직주일치’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현재 개발 대상지로는 성남시 제3판교테크노밸리, 용인시 플랫폼시티, 고양시 일산테크노밸리와 고양방송영상밸리 등이 꼽힌다. GH는 민관협력 공유오피스인 ‘기회발전소’, 청년에게 창업 기회를 제공하는 ‘기회캠퍼스’ 사업도 벌일 예정이다.
김 사장은 “최근 부동산 침체로 민간 기업이 활력을 잃은만큼 공공이 발주를 지속해 일정 부분 경기 부양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현재 1조7000억원 규모인 GH 자본금을 4~5배 이상 늘려 공사 발주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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