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쇼핑 美한인가족 참변… 총격범 옷엔 ‘우익 암살단’ 휘장

뉴욕=김현수 특파원 2023. 5. 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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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아웃렛 총기 난사 사건으로 한국계 조모 씨(38), 강모 씨(36) 부부와 3세 아들이 숨졌다.

조 씨 부부와 3세 아들을 비롯해 8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고, 부상당한 7명 중 3명도 중태에 빠진 상태다.

현지 매체는 "조 씨 부부는 주차 후 아웃렛으로 들어가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직 군인이자 경찰인 스티븐 스페인하워 씨는 '총격 사건이 났다'는 아들의 전화에 놀라 아웃렛으로 차를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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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난사 비극]
美 텍사스 총기난사에 한국계 일가족 3명 숨져
희생자 추모 7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외곽의 아웃렛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인근 추모공간에서 시민들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한국계 일가족 3명을 포함해 8명이 숨지고 7명이 중상을 입었다. 각각 변호사와 치과의사인 30대 한인 부부와 이들의 3세 아들이 숨졌고, 5세 아들도 부상으로 치료 중이다. 댈러스에는 1만 명이 넘는 한인들이 살고 있으며 해당 아웃렛은 한인들이 특히 자주 찾는 곳이라 교민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텍사스=게티이미지


텍사스 댈러스 아웃렛 총기난사
한인 2세 변호사-의사 부부 사망, 3세 아들도 숨져… 5세 장남은 중태
총격범, 쇼핑객 향해 100여발 발사… SNS엔 인종혐오 게시물 수백건
미국 텍사스주 아웃렛 총기 난사 사건으로 한국계 조모 씨(38), 강모 씨(36) 부부와 3세 아들이 숨졌다. 다른 5세 아들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진 뒤 치료를 받고 있다. 주말 오후 가족이 함께 댈러스 외곽 앨런시 아웃렛을 찾았다 참변을 당했다.

7일(현지 시간) 댈러스 한인 매체에 따르면 조 씨와 강 씨는 각각 변호사와 치과의사로서 지역사회에서 좋은 평판을 받아 왔다. 모두 한인 2세로 미국 국적자다. 병원에 다녀왔다는 지역 한인 교회 관계자는 “유족들이 모두들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 “주차 후 아웃렛으로 들어가던 중 참변”

6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차로 30분 떨어진 ‘앨런 프리미엄 아웃렛’. 가정용품에서 아동복, 디자이너 의류까지 다양하게 구매할 수 있는 쇼핑몰이라 댈러스 한인들도 즐겨 찾는 장소였다. 특히 이날은 미 ‘어머니의 날’(14일)을 일주일 앞둔 토요일이라 선물을 사러 쇼핑객들이 몰리는 날이었다.

오후 3시 36분. 아웃렛 점포에 가까운 주차장에 은색 세단이 멈췄다. 차에서 내린 남성은 곧바로 꼿꼿이 선 채로 쉬지 않고 인도에 선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마침 주차장에 있던 조 씨 일가족은 몸을 숨길 틈도 없었다. 조 씨 부부와 3세 아들을 비롯해 8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고, 부상당한 7명 중 3명도 중태에 빠진 상태다. 이날 CNN에 따르면 총격범은 100발 이상의 탄피를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 부부는 당초 교회 모임에 참석하기로 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들이 모임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소식이 한인 교회 등 지역사회에 퍼지며 희생 사실이 확인됐다. 현지 매체는 “조 씨 부부는 주차 후 아웃렛으로 들어가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장은 전장처럼 참혹했다고 한다. 전직 군인이자 경찰인 스티븐 스페인하워 씨는 ‘총격 사건이 났다’는 아들의 전화에 놀라 아웃렛으로 차를 몰았다. 아들은 아웃렛 직원이었다. 그는 숨진 7명이 바닥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고 CNN에 전했다. 죽은 엄마에게 깔려 있던 살아 있는 어린 남자아이를 꺼냈다고도 했다. 엄마가 아이를 보호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전했다.

● 인종 혐오 범죄 여부에 관심 집중

“총기 규제 강화하라” 7일(현지 시간) 한 시위대가 미국 텍사스주 아웃렛 총기 난사 사건 현장에서 약 3km 떨어진 교회 밖에서 총기 규제를 지지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텍사스는 2021년 9월부터 총기를 합법적으로 소유한 주민이 별도의 면허를 발급받거나 훈련받지 않고도 공공장소에서 총기를 휴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댈러스=AP 뉴시스
주말 아웃렛의 악몽은 자동 소총인 AR-15류로 무차별 공격을 가하던 총격범 마우리시오 가르시아(33)가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사살되며 끝이 났다. 다른 신고로 인근 쇼핑몰에 와 있던 경찰관이 현장에서 교전을 벌인 끝에 총격범을 제압했다.

경찰은 총격범의 차량과 머물던 모텔에서 AR-15를 제외한 다른 무기들도 잇달아 발견했다. 가르시아는 보안요원으로 근무하기 위해 총기 숙련도 교육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텍사스주법에 따라 2016∼2020년 보안요원으로 근무할 수 있는 자격증을 땄고 실제 보안회사 3곳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사살될 당시 가르시아의 옷에는 극우 극단주의자를 일컫는 ‘RWDS(Right Wing Death Squad·우익 암살단)’ 휘장이 달려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NBC방송은 수사관들이 그가 사용한 것으로 파악한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신(新)나치를 포함해 수백 건의 인종 혐오 게시물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총격범이 아시아인을 노렸을 가능성에 미국 내 한인 사회도 충격에 빠진 상태다. 한 교민은 “마침 한국 어버이날과도 겹쳐 쇼핑몰에 가는 이들이 많았다”며 “대낮에 안전한 줄 알았던 아웃렛에서 이런 비극이 일어난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에도 댈러스 코리아타운의 한 미용실에 30대 남성이 침입해 22구경 소총 13발을 쏴 한인 여성 3명이 부상을 당했고, 30대 범인은 증오 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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