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生不如死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5. 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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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선발전 결승 3국 <흑 6집반 공제·각 30분>
白 조성호 / 黑 송민혁

<제5보>(96~110)=’살 수는 있으나 죽는 것보다 못하다’ ‘잡고 망하는 작전’ ‘돌을 버린 것이 승리의 요인’ 바둑 동네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현들이다. 바둑의 묘미지만 헷갈릴 때도 많다. 분명한 것은 바둑이 그저 1차원 평면에서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승패를 가리는 단순한 산수(算數) 과목이 아니라는 점이다.

96으로 백 대마를 살리는 수순이 참고 1도다. 흑의 자충을 이용해 17까지 신출귀몰하게 산다. 그렇다면 흑의 대궐을 갈아엎은 셈이니 백의 대득이 아닐까. 답변은 ‘노’다. 사는 과정에서 출혈이 너무 많았던 데다 중원마저 시커메졌다. 다음 흑 A를 선수한 뒤 실전보 ‘가’까지 차지하면 여전히 흑의 대승이란 얘기다.

103이 사활의 급소. 이 수로 상변 백 대마는 죽음의 궁도(宮圖)가 됐다. 참고 2도 1로 막아도 2로 치중 후 4로 파호해 두 집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백은 불굴의 의지로 반격에 나선다. 107은 백에게 110으로 끊어오라는 뜻. 어쨌건 흑과 백 미생마가 X자 형태로 얽히면서 중원에서 전투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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