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22조원 투자한 美 텍사스…韓교민 몰리는데 증오범죄 무방비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 5. 9. 01: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 지역은 대도시 권역으로 인구가 210만명가량이다.

삼성의 투자가 가시화하면서 메인 상권인 댈러스-포트워스와 오스틴 등에는 한인들의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앨런 로이터=뉴스1) 김성식 기자 = 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에 위치한 앨런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총기난사가 발생해 쇼핑객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하고 있다. 2023.05.06.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 지역은 대도시 권역으로 인구가 210만명가량이다. 댈러스가 130만, 포트워스가 90만 정도 된다. 두 도시가 알링턴까지 나란히 붙어있어 한꺼번에 불리는 셋을 합하면 1위 도시인 휴스턴(240만명)보다 많다.

포트워스는 물류중심지로 삼성 물류센터가 있고, LG전자의 미주지점도 상주한다. 두산그룹은 최근 로보틱스 진출 근거지로 이 부근을 선택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삼성SDS와 효성 노틸러스, KT&G, 두산 HFC, 롯데글로벌로지스, 코스맥스 등이 이미 진출해 있다. 이런 배경에서 댈러스-포트워스에 거주하는 한국계 교민은 최근 비공식적으로 12만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주는 최근 한국 삼성전자가 오스틴 공장에 이어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통해 제2 파운드리 공장계획을 발표하자 2700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삼성의 투자가 가시화하면서 메인 상권인 댈러스-포트워스와 오스틴 등에는 한인들의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하지만 8일(현지시간) 포트워스 알렌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과 한국계 미국인 가족의 희생은 우호적인 분위기를 얼어붙게 한 충격이 되고 있다.

김명준 주휴스턴총영사관 댈러스 출장소장은 "확인결과 피해자 가족이 미국 시민권자인 것으로 나타나 가족들의 동의가 없이 신원확인이나 한국 정부의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교민사회에 더는 피해가 없도록 조사당국(텍사스 주정부 및 경찰)과 협의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가족은 이민 2세대로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계 1세대 가족이 참담한 소식을 접해 충격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고령의 가족들이지만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갖고 있을 경우 본인들의 신분이 미국에 속하는 지라 영사관 도움보다는 조사당국과 사건을 수습하는 것이 보다 원활하기 때문이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현장의 피해자 가족 가운데선 5세 아이만이 어머니의 희생으로 목숨을 구했고,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이 된 한국계 2세대 부부는 고학력 엘리트 시민권자로 한인사회를 위해 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한미 양국의 우호가 증진되고 한국기업들의 텍사스주 투자가 늘면서 활발한 활동을 하던 가운데 무고한 희생양이 됐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 설명이다. 댈러스-포트워스 지역 가운데 포트워스는 상대적으로 교외지역에 속하는데 주말 한적한 쇼핑몰에서 이런 비극이 벌어진 것 자체가 너무 황망하다는 반응이다.

텍사스주는 멕시코와 국경을 맞닿은 곳으로 미국 내에서도 전통적인 백인 위주의 보수성에 더해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최근 주정부가 기업관련 세율과 전기료를 낮추고 기업유치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투자가 밀려들고 있다. 거주민들 측면에서도 교통비와 식료품비가 전국 평균을 각각 10.3%, 1.6% 하회하면서 주거비가 낮아 전입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인구유입과 계층이동이 활발하다 보니 주류사회에서 밀려난 저학력 인종차별주의 반발심도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현지 한인회 관계자는 "백인우월주의에 물든 중남미계 출신 저학력 블루칼라들의 증오범죄에 한인교민들이 무방비로 노출되는 경우가 있다"며 "남부지역의 총기규제 강화는 커다란 숙제이지만 이런 참극을 막으려면 정말로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