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재선 전략은 '안정 vs 혼돈'…反트럼프 물밑 움직임 분주
저조한 지지율은 부담…인플루언서 접촉 등 소통 전략 마련 주력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내년 미국 대선을 1년 6개월가량 앞둔 가운데 재선 도전을 선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안정'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대변되는 공화당에 맞설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지난달 말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공식화 이후 백악관 고위 참모들과 민주당 관계자들이 바이든 측근들과 외부 그룹을 며칠간 비공개로 만나 재선 전략을 논의했다.
이 회의 참석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의 내분 및 혼돈과 대비하기 위해 '대통령답게 행동'하는 게 재선 전략의 주요 부분이라고 전했다.
한 회의 참석자는 이를 백악관 정원 이름을 따 "로즈가든 전략"으로 부르면서 상대편이 거리낌 없이 토론해 결판내도록 놔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과 달리 대선 경선 후보가 난립한 공화당이 서로 물고 뜯는 혼돈의 상황을 연출해 상대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돋보이게 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더힐은 "이는 지난 대선 때 바이든이 취했던 것과 유사한 접근법"이라며 "트럼프를 둘러싼 4년의 논란 끝에 바이든은 미국을 정상으로 되돌리고, 고개를 숙이고, 의도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는 대통령이 되려는 운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 측근은 "바이든 대통령의 접근법은 이제 더욱 진지해졌다"며 "그는 차분함과 냉정함을 혼돈과 불안에 대비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대중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영향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측근들은 또 바이든의 재선 공식화 후 분열된 것처럼 비쳤던 과거와 달리 지지 입장을 빨리 표명하는 등 민주당이 과거보다 더 단합된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일례로 지난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바이든에 맞섰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올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서둘러 밝혔다.
그는 "트럼프나 우익 선동가가 이 나라에 필요하지 않다. 그들은 미국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여성 권리를 박탈하고 총기폭력이나 인종주의, 성차별 등을 다루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이 확실히 재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노조와 소외 인종에 대한 접촉면 확대도 전략 중 하나다.
백악관은 재선 도전 발표 직후 노조, 아프리카계 미국인 그룹, 히스패닉, 태평양 도서민을 포함한 아시아계 미국인 그룹 등 5천명이 넘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접촉하는 등 진보 진영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또 TV 방송의 전략가 및 분석가들도 지난주 백악관에 모여 참모들과 함께 바이든의 업적과 향후 의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여기에선 바이든의 경제적 성취, 채무 불이행 및 생식권, 외교정책,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업무를 둘러싼 메시지 등에 대한 얘기들이 오갔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백악관은 그들의 의제가 안정성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런 방식을 그처럼 명확하게 표현한 것을 이전에 본 적 없다"고 말했다.
향후 대국민 커뮤니케이션 전략 마련에도 착수했다.
최근 백악관의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을 비롯해 국내정책위원장, 국가경제위원장, 공보국장, 입법국장 등이 모여 향후 소통 전략을 논의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도가 저조한 것은 걸림돌로 지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도전을 선언했음에도 여전히 뚜렷한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그의 출마를 반대하는 지지층도 적지 않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및 민주 성향 무당층의 바이든 대통령 출마 지지 비율은 36%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캠프는 최근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한 당국자는 말했다.
바이든 캠프는 작년 중간선거 당시의 23만 명 이상의 전국 자원봉사자와 지지자들을 접촉해 차기 대선에서도 지지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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