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의 에너지' 융비르트...화폭 위에 쓴 일기
[앵커]
오스트리아 출신의 80대 노장 마르타 융비르트.
그리스 신화에서 여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에서 쌓아온 영감을 동굴벽화를 남긴 원시인처럼 누런 판지 위에 쏟아냅니다.
거친 선과 얼룩은 지난 세월의 일기입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들소가 광야를 질주하듯 화폭에 강렬한 에너지와 색채가 넘쳐 흐릅니다.
그리스 신화의 트로이 전쟁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연작 중 하나입니다.
오스트리아 작가 마르타 융비르트는 고대 신화는 물론 미디어, 여행, 미술사 등 다양한 곳에서 예술적 영감을 길어올립니다.
유럽 근대미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스페인 작가 고야도 그 원천 중 하나입니다.
[마르타 융비르트 / 오스트리아 작가 : 저도 작가 고야처럼 전쟁 중에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사람들의 내면에 드리운 거대한 두려움 같은 주제를 다뤘습니다.]
누런 종이 위에 남긴 살갗의 상처와 같은 자홍색과 거친 손가락 자국은 때로는 불안, 때로는 행복의 충동적 표현입니다.
풍경과 인물을 묘사하기보다 일상의 체험 속에서 차곡차곡 쌓은 열정을 화폭에 고스란히 쏟아냅니다.
[지혜진 / 타데우스 로팍 서울 큐레이터 : 무언가를 표현하거나 그러니까 무언가를 닮게 그린다기보다는 본인이 자기 몸으로 일단 흡수를 한 다음에 그 에너지를 표출하듯이 이런 제스처를 남기기도 하고…]
마르타 융비르트는 60여 년에 걸쳐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오가며 오늘도 선과 얼룩, 채색과 여백으로 본능의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 전시 정보 : 마르타 융비르트 '염소 눈 마주하기', 6월 10일까지, 타데우스 로팍 서울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촬영기자 : 양준모
영상편집 : 전주영
그래픽 : 박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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