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회 초년생' 노린 44억 원 전세사기
[앵커]
대전에서 40억 원 넘는 규모의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로 두 명이 구속됐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이 20∼30대 사회 초년생들인데, 막대한 빚만 진 채 거리에 나앉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양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1년 대전 가양동에 있는 한 빌라에 전세로 입주한 송지훈 씨.
송 씨보다 먼저 계약한 사람들의 보증금(선순위 보증금)과 대출금을 더해도 빌라 전체 가격의 70% 수준이라는 공인중개사의 설명에 안심하고 계약했습니다.
[송지훈 / 대전 가양동 : 전혀 의심하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서류도 완벽했고 은행에서도 (대출) 심사가 바로 나왔기 때문에, 저는 의심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건물이 경매에 넘어간다는 통지서가 날아들었습니다.
이때 실제로는 빌라를 다 팔아도 은행 돈과 선순위 보증금을 다 갚을 수 없는 '깡통 전세'였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경매에 넘어간 이곳 빌라 건물은 지난 3월 낙찰되면서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빌라 안에 살고 있던 20세대는 모두 집을 비워줘야 할 처지입니다.
은행이 대출금을 가져가면 세입자 20명 가운데 겨우 서너 명만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고, 나머지는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다른 빌라 2채에서도 똑같은 피해가 발생해 전체 피해자는 52명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 / 대전 중리동 : 문제없다, 해결할 수 있다, 좀만 기다려달라…. (전 집주인이) 11월이면 다 해결된다고 했는데 11월이 딱 저희 경매 시작일이었거든요.]
경찰은 50대 김 모 씨 등 2명이 막대한 대출을 내 빌라를 사거나 신축한 뒤, '허수아비 주인'을 내세워 명의를 넘기고 전세보증금을 빼돌린 거로 보고 있습니다.
추산한 피해액은 44억여 원.
수천만 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은행 전세 대출금이 고스란히 빚으로 변해 세입자들은 거리에 나앉을 처지가 됐습니다.
[송지훈 / 대전 가양동 : 처음 대출을 받았을 때는 금리가 1.2%였는데, 변동금리여서 지금은 거의 7%대까지 왔습니다. 은행 이자만 지금 최소 (월) 50(만 원)은 되는 것 같습니다.]
경찰은 일당 4명을 붙잡아 김 씨 등 주범 둘을 구속하고 법적 소유주와 공인중개사 1명을 입건했습니다.
김 씨 집에서 현금 4억여 원도 압수했지만, 피해를 보상하기에는 턱없는 금액이라고 밝혔습니다.
탐욕스러운 '전세사기' 범죄에 이번에도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젊은이들이 희생양이 됐습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촬영기자:도경희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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