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치료를 한 후에 꼭 해야 할 것들[지정현의 치아 건강이 100세 건강]

기자 2023. 5. 8. 23: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치통의 괴로움을 겪어본 분은 신경치료가 매우 고맙고 효과적인 치료라는 것을 알 듯합니다. 치통은 진통제를 먹어도 쉬 가라앉지 않거든요.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톰 행크스가 연기한 주인공 척 놀랜드는 어금니가 너무 아파서 괴로워하다가 스케이트 날로 아픈 어금니를 깨뜨리려고 하다가 기절하고 맙니다. 성공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장면 뒤에는 치통으로 괴로워하는 장면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견딜 수 없는 치통을 해결하기 위해서 치아를 깨뜨리면 효과가 있을까요? 권할 만한 치료법은 아니지만 효과가 있었을 겁니다. 깨지지도 않고 충격만 받았다면 더 아팠을 수도 있고요.

치아가 많이 썩거나 금이 가면 세균이 치아 안에 있는 신경관에 염증을 일으킵니다. 이것이 치수염입니다. 치수염은 대개 잠을 못 이룰 정도의 급성통증을 유발합니다. 치수에는 뿌리 끝에서 치아로 들어가는 신경과 혈관이 분포돼 있습니다. 이곳에 염증이 생기면 혈관은 충혈돼 붓고 염증이 심하면 가스가 차기도 합니다. 치아 안에는 밀폐된 공간인 신경관이 있는데, 치수염으로 인해 이곳의 압력이 높아지면 견딜 수 없는 통증이 찾아옵니다. 치수염이 심하지 않아서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가 비행기 안에서 낮은 기압으로 인해 치수 안의 팽창된 가스 때문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항공성 치통(Arodontalgia)입니다.

신경치료는 일단 치아에 구멍을 뚫어서 밀폐된 신경관을 열어 줍니다. 압력만 낮췄을 뿐인데 통증이 가라앉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파서 충혈이 많이 돼 있는 치아는 구멍을 내면 피가 많이 나옵니다. 신경관을 열어 준 뒤에는 뿌리 안에 있는 가는 신경관의 신경과 혈관 등 치수조직을 제거합니다. 소독약을 써서 조직을 녹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기계적으로 가느다란 파일을 넣어서 끊어내게 됩니다.

신경치료는 이렇게 신경관을 뚫어서 뿌리 끝에 잡혀 있는 염증도 제거하면서 가라앉게 치료를 하는 것입니다. 보통 X-ray에서 보이는 치아 뿌리 가운데의 까만 줄처럼 보이는 신경관을 치료하는데, 이렇게 방사선 사진으로 보이지도 않는 가느다란 부신경들이 치아 안에는 많이 있습니다. 열심히 신경관 안에 있는 치수조직과 염증을 제거한 뒤에 ‘거타퍼처(Gutta-percha)’라는 썩지 않는 재료로 신경관을 채웁니다. 요즘은 생체친화적이고 밀페력이 뛰어난 ‘MTA’라는 재료로 신경관을 채우기도 합니다.

이렇게 신경관을 인공 신경물질로 채워서 신경치료를 마무리하면 원래의 치통은 사라지지만 뿌리를 둘러싼 치근막의 치주인대(뿌리와 뼈를 연결하는 인대)는 살아 있어서 치아가 받는 압력은 느끼게 됩니다.

신경치료를 받는다는 것이 치아 안으로 들어가는 혈관과 신경을 끊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치아는 영양공급을 받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신경치료를 받은 치아는 탄성이 없어지고 푸석푸석해져 강도가 약해지면서 깨질 수 있습니다. 신경치료를 받을 정도로 많이 썩거나 금이 가 있고 치아 삭제도 많이 해서 약해져 있기 때문에 치아는 더욱 깨지지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경치료를 한 치아는 크라운으로 씌워서 보호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경치료를 열심히 했는데 씌우지 않아서 치아가 깨지면 어쩔 수 없이 발치를 해야 합니다. 깨지지 않더라도 확실하게 밀폐되지 않아서 다시 뿌리에 염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씌우지 않아서 때운 것이 빠진 채 오래 갈 경우 치수조직이 괴사돼 일시적으로 통증을 못 느낄 수도 있습니다. 치수조직이 괴사돼 염증이 심해지면 발치를 해야 합니다. 신경치료가 소용 없을 수도 있습니다. 신경치료와 함께 사후 관리가 그래서 중요합니다.


■지정현은 누구?

지정현은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치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의 외래교수로 재임하고 있으며,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죽전 스마트치과에서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죽전 스마트치과 원장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