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우승 감독 아무나 하나요… 성적에 세대교체까지, 김원형 타율이 높아졌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부임 첫 해인 2021년, 김원형 SSG 감독에 대한 야구계의 평가는 제법 긍정적이었다. 물론 감독으로서 경험이 부족했고, 실패한 고집도 있었다. 열심히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타율이 높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때로는 유연하고, 과감하고, 무엇보다 주위의 의견에 비교적 귀가 열려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제법 많았다
그런 김 감독은 구단의 전폭적인 투자 지원을 받아 2022년 KBO리그 역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정규시즌 시작일부터 최종일까지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은 우승) 우승을 달성함과 동시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내달렸다. 시즌 전체를 가장 높은 곳에서 달리고, 또 지켜냈다는 건 단순히 운으로 치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김 감독의 능력과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SSG는 정규시즌 우승 후 김 감독에게 3년 재계약 문서를 내밀었다.
올해도 SSG는 8일 현재 20승10패(.667)를 기록해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주축 투수들의 입대와 외국인 선수의 이탈, 그리고 주축 타자들의 시즌 초반 저조한 감각을 모두 이겨내고 거둔 성과라 더 값지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고, 3년 계약의 안정성까지 확보한 김 감독의 시즌 운영도 더 매끄러워지고 유연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수단 분위기를 장악한 가운데 올해는 성적뿐만 아니라 세대교체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투수진에서 어린 선수들의 등장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도드라지고, 김 감독의 과감한 운영 속에 자연스럽게 바턴 터치가 이어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아직 시즌은 20% 남짓 끝났을 뿐이지만, 긍정적인 조짐이 여러 포인트에서 보인다.
이로운 송영진이라는 신인 투수를 과감하게 쓴 건 김 감독 특유의 뚝심이 잘 발휘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캠프부터 새 투수들을 감독에게 소개하고 싶었던 프런트, 그리고 그 선수들의 장점에 눈에 담고 적시적소에 활용한 김 감독의 용병술이 만들어 낸 성과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능력이 되면 연차와 관계없이 화끈하게 밀어주는 김 감독의 스타일이 아니었다면 두 선수의 화려한 등장도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마무리로 여러 차례 실패했던 서진용에게 일찌감치 다시 마무리를 맡겨 선수의 의지를 고취했다. 실제 서진용도 김 감독의 믿음이 자신의 시즌 준비에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이야기할 정도다. 노경은 고효준이라는 베테랑 선수를 나이와 관계없이 활용해 지난해 성과를 거뒀던 김 감독은 올해는 임준섭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그 외 오원석 최민준 백승건 신헌민 등 성장한 젊은 선수들의 과정도 놓치지 않고 눈에 담았다. 이들을 과감하게 알맞은 보직에 투입하고 성과를 냈고, 그 결과 시즌 초반 외국인 투수의 이탈과 주축 선수의 부진이라는 어려운 상황을 예상치 못한 쉬운 과정으로 무난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SSG는 이제 30대 중‧후반의 베테랑부터 신인들까지 여러 세대가 모여 마운드 운영을 만들어나가는 팀이 됐다.
야수진 운영은 아직 보수적이라는 평가도 받지만, 지난해부터는 더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물론 부상 여파도 있었지만, 시즌 한 달이 지나자 2군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조형우 김건웅 최항 최준우 김정민 등을 1군에 올려 곧바로 활용함으로써 2군의 사기도 크게 올렸다. 가장 타격감이 좋을 때 콜업돼 바로 선발로 나선 최항은 첫 경기에서 중요한 만루포를 터뜨리기도 했다.
주전 포수 이재원의 감각이 떨어지자 그간 좋은 평가를 했던 조형우를 바로 올린 건 김 감독의 달라진 면모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기본적으로 베테랑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올해는 경기력 위주의 엔트리 구성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면모들이 김 감독 최대의 장점이라고 손에 꼽는다.
시즌 운영에 경험이 쌓이고,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은지에 대한 경험도 쌓였다. 그런 피드백과 감각을 노트에 적고 또 몸에 익히면서 자연스레 선수단 운영의 타율도 높아지는 양상이 됐다. SSG는 이제 최지훈 김강민이 차례로 돌아올 예정이고, 새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도 5월 중에는 투구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가진 옵션이 많아진다는 것은 감독의 운신폭을 더 넓게 한다. 김 감독이 이 카드를 쥐고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결코 괜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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