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 코인' 해명한 김남국 전세금·예금 의혹 눈덩이

2021년 보유 주식 모두 팔아
전세금 마련한줄 알았더니
가상자산에 10억 거액 투자
코인 과세 유예법 작년 찬성
찬성 안했다던 해명과 달라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로 논란의 중심에 선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입장문을 통해 "현재 기준으로 보유한 가상화폐 가치는 9억1000만여 원"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의원은 가상화폐를 매입한 자금 출처에 대해 "가상화폐 초기 투자금은 보유하던 LG디스플레이 주 매각대금"이라며 "2021년 1월 13일 보유 중이던 LG디스플레이 주식 전량을 매도해 9억8574만1515원의 예수금이 발생했고, 해당 금액을 가상화폐 초기 투자금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보유하던 LG디스플레이 주식을 전량 매도 주문했다는 2021년 1월 13일 당시 LG디스플레이 종가는 주당 2만450원이었다. 종가 기준으로 보유 중이었던 5만676주를 전량 매도했다고 가정하면 총 매도금액은 10억3620만원(세금 미포함)으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김 의원이 밝힌 금액에 근접한다.

김 의원은 2021년 재산변동 신고에서 증권 보유액은 주식 전량 매도로 0원으로 신고하고, 예금 보유액이 종전 1억4769만원에서 11억1581만원으로 증가했다고 신고하면서 예금 증가 사유로 '보유 주식 매도 금액 및 급여 등'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듬해인 2022년 경기도 안산시 아파트 임차비용으로 6억원, 서울 여의도 오피스텔 임차비용으로 2억원 등 총 8억원을 사용했다고 기재했다. 예금은 기존 11억1581만원에서 4억5681만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신고하면서 변동 사유로 '전세보증금 및 생활비'를 들었다. 지난 2년간의 재산변동 내역만 보면 주식을 판 돈을 손대지 않고 그대로 은행에 넣어뒀다가 아파트와 오피스텔 임차 자금으로 사용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김 의원이 현재 주식을 전량 매도한 돈으로 가상자산에 투자해 9억1000만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주식 매도 대금인 줄 알았던 10억원가량의 현금 출처가 불분명해졌다. 김 의원 측은 "가상자산에 투자하면서 수익금 일부를 현금으로 예치하거나 재투자했기 때문에 계좌에 돈이 들어 있었던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의원이 예금 잔액을 채워 놓고 재산신고 내역 상으로는 1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가상자산 투자 사실을 완전히 가려버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 의원의 재산신고 내역을 보면 가상자산 투자는 물론 이 과정에서 투자금 일부를 회수했다는 정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만약 김 의원이 가상자산 투자 수익금 일부를 현금화해 계좌에 넣어두지 않았다면 가상자산에 투자된 주식 매도 대금 10억원이 한순간에 사라진 것처럼 보여 돈의 행방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여당은 이날 김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며 "떳떳하면 거래 내역 일체를 공개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라"고 압박했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도 "김 의원은 본인이 공직자로서 자격이 있는지 성찰하고 자신의 거취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의원은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 법안 표결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23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금융투자소득세 및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시행 시기를 2년 유예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일부 개정법률안에 대해 수정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위지혜 기자 / 전경운 기자 / 이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