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윤리위 "정치적 해법, 징계에 고려"…김재원·태영호 자진사퇴 압박(종합)
자진사퇴 땐 긍정적 참작할 듯…전주혜 "책임감 있는 자세 보였으면"
(서울=뉴스1) 조소영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8일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결정을 내리지 않고 10일 추가 논의를 통해 두 사람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윤리위는 다음 회의 때까지 김·태 최고위원이 자진사퇴와 같은 '정치적 해법'을 꾀한다면 기존 예상됐던 '당원권 정지 6개월 또는 1년'보다는 징계 수위를 낮출 것으로 예고했다.
황정근 윤리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부터 9시쯤까지 윤리위 3차 회의를 진행한 후 기자들과 만나 "거의 두 시간 가까이 본인들의 입장이 소명됐고 그에 따라 위원들과 징계 사유에 대해 논의했는데, 그 과정에서 몇 가지 사실관계를 좀 더 밝힐 부분이 있어 이틀 정도 시간을 갖기로 했다"며 "10일 저녁 6시 4차 회의를 개최해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것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각자 설화에 휩싸여 윤리위에 제소된 김·태 최고위원은 이날 윤리위 회의에 출석해 적극 소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전광훈 목사 우파 천하통일', '제주 4·3은 격이 낮은 기념일' 발언 등으로 윤리위의 징계 심의 대상에 올랐다. 태 최고위원은 '제주 4·3은 북한 김일성의 지시'라는 취지의 발언과 'JMS=민주당'이라는 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이름이 거론된 음성 녹취 건이 문제가 됐다.
황 위원장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소명 자료를 좀 더 제출하도록 요청했고, 두 분이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시간을 많이 허용해 본인들이 충분히 소명을 했고, 그래서 소명을 위해 (4차 때) 출석하는 것은 (더) 없고, 근거 자료가 보충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어떤 부분에서 추가 소명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한편 "우리가 징계 사유가 에이(A)라고 했는데, 비(B)라고 하면 B라는 근거를 대야 한다"며 "모레(10일) 회의를 해야 하니까 자료는 내일(9일)까지 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태 최고위원의 녹취 유출 문제에 있어 이 수석이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할지에 대해선 "두 분(태영호-이진복) 진술 내용이 일치해서 확인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 위원장은 "본인(태영호)이 없는 얘기를 허위로 했다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태 최고위원은 음성 유출 사태와 관련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기 위해 과장이 섞인 내용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음성에는 이 수석이 태 최고위원에게 내년 총선 공천을 거론하며, 정부의 일제 강제 동원(징용) 피해 배상안을 옹호하는 발언을 요청했다는 언급이 담겼다.
황 위원장은 녹취를 유출한 보좌진의 소환 여부에 대해서는 "그건 윤리위에서 다룰 사안이 아닌 수사기관에서 다룰 사안"이라며 "윤리위에서는 유출을 누가, 어떻게 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당헌·당규를 위반한 사항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황 위원장은 '자진사퇴가 양형 사유에 반영되겠나'라는 취지의 물음에는 "그런 일이 있을지 예상할 수 없어서 답변드리기가 곤란하다"면서도 "만약 그런 정치적 해법이 등장한다면 거기에 따른 징계 수위는 여러분이 예상하는 바와 같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두 사람의 자진사퇴 땐 징계 수위에 긍정적 참작이 될 것이란 뜻으로 읽혔다.
전주혜 윤리위 부위원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자진사퇴를 보고 이틀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그 사이에 (두 사람이)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들은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윤리위는 △경고 △당원권 정지(최장 3년) △탈당 권유 △제명까지 4단계의 징계 처분을 의결할 수 있다. 통상 총선 두 달 전쯤에는 후보 정리가 완전히 종료되는 만큼 당원권 정지 1년 이상을 받게 되면 내년 4·10 총선 공천은 받을 수 없게 된다.
한편 황 위원장은 김기현 당 대표와 이번 건에 대해 사전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윤리위는 당과는 무관하게 독자적인 원칙에 따라 움직인다"며 "잘 알다시피 윤리위 구성은 외부인사가 3분의 2"라고 강조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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