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23년만에 獨국빈방문… 對中·원전 마찰 속 주목

“반도체·국방 협력 논의 공감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오는 7일 독일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라고 AFP통신 등이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 7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독일을 국빈 방문한다. 프랑스 대통령의 독일 국빈 방문은 23년 만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주최하는 베를린 벨뷔궁 국빈 만찬에 참석하는 한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만나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마크롱 대통령의 독일 방문을 준비하기 위해 이번 주 안으로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달 7일 중국 광저우에 있는 중산대학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마크롱 대통령 초청은 엘리제 조약 60주년을 맞아 긴밀한 양국 관계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이 조약은 1963년 1월 22일 프랑스와 독일이 오랜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협력과 화해를 위해 맺은 조약이다.

현지 언론은 두 나라가 대중(對中) 관계와 원자력 발전 문제를 두고 최근 불편한 관계를 이어온 상황에서 이번 마크롱 대통령의 독일 방문 결정이 이뤄진 데 주목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대중 관계를 둘러싼 EU의 입장을 정리하고 반도체와 국방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필요성이 크다는 양국간 공감대가 이번 국빈 방문 성사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뒤 “미국의 추종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나 중국 어느 한쪽에 휩쓸려서는 안된다는 취지다. 이에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유감스럽다. 우리는 결코 미국의 종속국가가 될 위험에 처하지 않았다”고 했다.

원전 문제를 놓고도 양국은 신경전을 벌여왔다. 독일은 지난달 마지막 남은 원전 3곳의 가동을 중단하면서 완전한 탈(脫)원전 국가가 된 반면, 프랑스는 2035년까지 원전 6기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