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김병수 감독 “병수볼 이식 서두르지 않겠다”

윤은용 기자 2023. 5. 8. 22:1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위기의 수원 삼성 소방수로 등판…‘비장한 각오’
K리그1 수원 삼성의 신임 사령탑 김병수 감독이 8일 경기 화성의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간의 수적 우위 활용하는 축구
고도의 집중력·많은 훈련량 필요
“균형 잘 잡아야…변화는 천천히”
10일 홈에서 전북 상대로 데뷔전
1승 간절한 두 팀, 진검승부 기대

수원 삼성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병수 감독(53)의 얼굴은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이었다. 최하위로 추락한 팀을 구원하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매 경기들에 총력전을 펼치는 게 우선이라는 비장한 출사표를 냈다.

김 감독은 8일 경기 화성의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조금씩 변화를 모색하겠다. 팀이 단기간에 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자신감을 갖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강원FC 감독 시절 공간에서의 수적 우위를 통한 볼 점유와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하는 ‘병수볼’로 큰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하지만 2020시즌 막바지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고, 이후 야인으로 지내오다 이번에 위기에 빠진 수원의 소방수로 나섰다. 현재 최하위(12위·승점 5점)로 처져 있는 수원의 상황은 썩 좋지 않다. 개막 10경기(2무8패)에서 승리가 없다가, 직전 11라운드에서야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K리그 전통의 명가인 수원이지만, 현 상황에서 그 누구도 감독직을 쉽게 수락하기 어렵다. 김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감독직 수락이) 안 힘들 수가 없었다”며 “그래도 누군가가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도전을 피할 생각은 없었다. 칭찬보다는 욕을 많이 먹을 것이다. 하지만 성장할 수 있다면 가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는 비판도 있다. “사실 아닌가”라며 호탕하게 웃으며 받아친 김 감독은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그게 낙오를 뜻하는 건 아니다. 개인의 생각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열심히 해서 논란을 불식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병수볼’은 매력적인 스타일의 축구로 K리그에서 공인됐다. 그러나 이를 그라운드에서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력과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당장 ‘병수볼’을 이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김 감독은 “수원은 나 혼자만의 팀이 아니다”라며 “선수단에 어울리지 않는 축구를 지금 당장 입히기는 어렵다. 천천히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주승진 수석코치와 오장은 코치, 주닝요 피지컬 코치를 유임하는 등 기존 수원 코칭스태프를 유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전날 선수들과 상견례를 하고 첫 훈련을 가졌던 김 감독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 경기를 통해 수원 데뷔전을 치른다. 1승이 절실한 두 팀 모두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한때 ‘아시아 최강’을 자처하던 두 팀이지만, 나란히 하위권 탈출의 반전이 시급한 시점에서 마주했다. 최근 10년간 리그 우승만 7회를 기록한 전북은, 현재 10위(승점 11점·3승2무6패)까지 추락한 상태다. 성적 부진으로 김상식 감독이 물러난 뒤 김두현 코치가 대행으로 팀을 이끌고 있는 상황도 비슷하다.

김 감독은 “아직도 준비하고 있다.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지금 상황에서 말로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일단 축구는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화성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