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호 딜레마…방치된 ‘원석’들 떨어진 경기감각 어찌할꼬
김 감독 “체력부터 문제” 골머리
‘2연속 4강 진출’ 쉽지 않은 목표
빠른 공수 전환 등으로 해법 모색
미래가 밝은 원석일까, 사실상 방치된 연습생일까.
21명 중 프로선수가 19명이다. 그런데 프로선수임에도 이번 시즌 출전 경기 수 총합은 35경기에 불과하다. 프로경기에 아예 뛰지 못한 선수도 10명에 이른다. 골맛을 본 선수는 없다.
20세 이하(U-2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 7일 남미로 떠난 한국 남자 대표팀 현실이다. 20세 전후 선수들을 제대로 육성하지 못하는 한국축구의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가 그대로 반영됐다. 2회 연속 4강 진출이라는 큰 목표는 세웠지만 조별리그 통과조차 장담하기 쉽지 않은 멤버다.
21명은 대부분 매탄고, 영생고, 포항제철고 등 프로 산하 고등학교 출신이다. 그렇지 않은 선수들도 언남고, 평택진위고, 보인고 등 학원 축구 명가에서 뛰었다. 연령대로 보면 한국축구 최강 ‘젊은 피’인 셈이다. 그런데 이들은 프로무대에서 외면받고 있다. 프로 출신 골키퍼 2명, 수비수 4명, 미드필더 4명은 올해 프로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나마 정기적으로 출전한 선수는 배준호(대전·7경기), 독일 3부리그 이지한(프라이부르크·14경기) 정도다.
이번 시즌 프로무대에서 골을 넣은 선수는 아예 없다. 공격수에 뽑힌 박승호(인천)와 이영준(김천)이 각각 득점 없이 2경기, 3경기를 치렀다. 미드필더 이지한도 주로 교체멤버로 투입되며 어시스트 2개만 기록했을 뿐이다.
아무리 훈련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실전을 경험하지 못하면 경기체력, 경기감각, 득점감각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상대 없이 동료끼리 하는 훈련, 힘들면 쉬었다가 이어가는 연습, 무게감과 집중도가 떨어지는 평가전으로는 절대 다질 수 없는 부분이다. 게다가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회 숫자가 급감하고 훈련 상황이 열악했던 탓에 이들은 고교 시절부터 훈련량이 충분하지 않고 정기적인 실전 경험도 쌓지 못했다. 김은중 대표팀 감독은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거의 잡지 못한 선수들”이라며 “한 달여 동안 훈련해도 여전히 90분을 충분히 소화할 ‘경기체력’부터 문제가 있다”고 걱정했다. 김 감독은 “경기감각이 떨어지다 보니 패스할지 드리블할지 상황 판단도 느리다”고 안타까워했다.
현재 K리그 1부 구단 중 B팀을 꾸려 4부리그에 나서는 곳은 강원FC, 대전 하나시티즌, 부산 아이파크, 대구FC, 전북 현대 등 5개뿐이다. 그나마 이런 구단의 20세 전후 유망주는 정기적으로 실전 경기에 참여한다. 그런데 5개 팀 순위 모두 중하위권에 머문다. 기량 부족보다는 무관심 속에 의욕이 떨어진 탓이다.
김은중호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훈련하다가 아르헨티나로 이동해 23일 ‘강적’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시작으로 온두라스, 감비아와 차례로 맞붙는다. 조 2위 안에 들어야 16강에 진출한다. 3위로 밀리면 골 득실을 따져 조 3위 6개 팀 중 상위 4위 안에 들어야 조별리그를 통과한다. 김 감독은 “대표팀이 특정 색깔을 내는 것은 쉽지 않다”며 “강한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으로 조별리그 통과에 신경을 많이 쓰겠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빗속에 모인 시민들···‘윤석열 퇴진·김건희 특검’ 촉구 대규모 집회
- 트럼프에 올라탄 머스크의 ‘우주 질주’…인류에게 약일까 독일까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나도 있다”…‘이재명 대 한동훈’ 구도 흔드는 경쟁자들
- 제주 제2공항 수천 필지 들여다보니…짙게 드리워진 투기의 그림자
- 말로는 탈북자 위한다며…‘북 가족 송금’은 수사해놓고 왜 나 몰라라
- 경기 안산 6층 상가 건물서 화재…모텔 투숙객 등 52명 구조
- [산업이지] 한국에서 이런 게임이? 지스타에서 읽은 트렌드
-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10)“이재명 방탄? 민주당은 항상 민생이 최우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