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0.47’ ML 21승 우완의 KBO 평정…루친스키보다 낫다? 스위퍼는 '양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체감상 루친스키보다 거친 느낌이다.”
NC는 오랫동안 에이스를 맡아온 드루 루친스키(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결별하고 에릭 페디를 새로운 에이스로 맞이했다. 시즌 개막 후 1개월이 흘렀지만, 루친스키의 메이저리그 재진출이 NC에 전화위복이 될 조짐이다. 2021~2022년 워싱턴 내셔널스의 5선발로 뛴 페디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시즌 초반 압도적인 페이스로 KBO리그를 평정할 태세다. 루친스키보다 낫다는 의견도 있다.
페디는 올 시즌 6경기서 4승1패 평균자책점 0.47. 포심을 던지지 않고, 140km대 후반에서 150km 초반까지 찍히는 투심을 베이스로 삼는다. 여기에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터, 커브에 올 시즌을 앞두고 익힌 스위퍼까지 구사한다. 각 구종의 커맨드가 좋고, 경기운영능력도 좋다. 과거 내구성이 약점이었지만, 현 시점에서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
강인권 감독은 지난 6일 창원 KIA전이 비로 취소되자 페디와 루친스키 얘기를 꺼냈다. “페디는 체감상 루친스키보다 거친 느낌이다”라고 했다. 루친스키가 조심스럽고, 신중한 스타일이라면, 페디는 공격적이며 와일드하다는 의미. 우열이 아닌, 스타일의 차이를 의미한다.
페디의 공격성향이 강한 건 기본적으로 좋은 커맨드와 다양한 구종 구사력에서 비롯된다. 특히 강 감독은 올 시즌 화제가 되는 페디의 스위퍼에 대해 “타자들이 적응을 못한다. 낮게 깔리며 움직이는 스위퍼와 투심의 궤적에 적응하기 힘들어한다”라고 했다.
투심, 커터 등 무빙 패스트볼은 홈플레이트에서 움직임이 심한 구종이다. 반면 스위퍼는 좌우로 움직임이 큰 구종이다. 즉, 페디는 좌우, 상하 모두 활용해 타자들을 흔들 수 있다. 여기에 서클체인지업이 우타자 몸쪽으로 기가 막히게 들어간다.
강 감독은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들어가는 서클체인지업이 위력적이다. 커브도 있으니 스위퍼에 대처하는 게 힘들다”라고 했다. 이밖에 KBO리그를 존중하는 워크에식 등도 나무랄 데 없다는 게 강 감독의 설명이다. 종합하면 페디가 스위퍼를 구사하지만, 스위퍼 때문에 이 정도의 위력을 뽐내는 건 아니다. 페디에게 스위퍼는 어디까지나 양념이다.
단, 페디는 스위퍼를 아직 익힌지 오래되지 않아 완성되지 않았다고 했다. 6일 창원에서 만난 페디는 “지난 LG전 같은 경우 힘들었다. 완성도는 80% 정도다. 두~세번 던지면, 항상 좋은 건 아니다”라고 했다. 더 연마하면 완성도가 올라갈 여지가 있다. 지금도 충분히 위력적인데 향후 더 위력적인 투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흥미로운 얘기도 꺼냈다. KBO리그 공인구가 메이저리그 공인구보다 스위퍼를 구사하기에 용이하다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KBO리그 공인구(스카이라인 제작)는 메이저리그 공인구(롤링스 제작) 실밥이 좀 더 두꺼워서 변화구를 구사하기가 좋다. 실밥, 솔기를 활용해 공을 강하게 잡아챌 수 있기 때문이다.
페디는 “KBO리그의 공은 메이저리그 공보다 두껍고 끈끈한 느낌이다. 스위퍼를 처음엔 메이저리그 공으로 연습했는데, 투손 스프링캠프에선 KBO리그 공만으로 연습했다. 확실히 KBO리그 공이 스위퍼를 구사하기에 좋다. 메이저리그도 KBO리그의 공을 쓰면 좋겠다”라고 했다.
올 시즌 페디의 맹활약에 KBO리그 공인구 영향도 약간은 있다는 의미. 그러나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차원이다. NC의 안목은 정확했고, 페디는 KBO리그를 평정하려고 한다. 9개 구단이 페디를 분석하겠지만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페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