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만 좋은 차’ 넘어선 매력, 가속 페달 밟아보면 안다…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시승기
초반 응답성·고속 구간 힘도 충분
혼다의 중형 세단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약점이 보이지 않는 차다. 연비는 기본이고, 정숙성도 뛰어난 데다 힘도 충분한 편이다. 특히 저속 구간에선 전기차처럼 응답성이 좋고 고속 구간에선 엔진의 장점이 살아났다. 도심, 장거리 주행 모든 주행에 적합하다. 4000만원 중반대의 가격도 합리적이다. 게다가 혼다 차는 잔고장이 잘 나지 않는다고 평가된다. 국내에서 뚜렷한 단점이라면 단지 일본차라는 부정적 시선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검증된 명차’다.
최근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약 210㎞ 주행해봤다. 서울 마포, 광화문, 목동 등 도심과 경기 지역의 고속도로를 섞어서 달렸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에 처음 앉으면, 800㎞ 넘는 주행 가능거리를 표시하는 계기판이 먼저 눈을 사로잡는다. 전기차로 전환하면서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주요 기준 중 하나가 됐다. 방식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기름을 가득 넣은 하이브리드차는 여전히 최대 주행거리 기준으로는 전기차가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
주유 표시등은 총 10칸으로 구성돼 있는데 3칸을 써도 여전히 주행 가능한 거리는 550㎞로 나왔다. 기름을 자주 넣을 필요가 없다는 점은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큰 장점이다.
가속 페달을 밟고 주행을 시작하면 ‘단지 경제성만 좋은 차가 아니구나’라는 느낌이 든다. 저속 구간에서는 응답성이 빠르고 고속 구간에서도 힘이 충분하다. 특히 시동을 걸 때나 초반에 주행할 때는 전용 전기차들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속 주행에서는 ‘서민들의 스포츠카’라는 별명이 바로 납득이 됐다.
실제 제원을 찾아보니,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2개 전기모터는 엔진보다 힘이 더 크다. 전기모터만으로 184마력·최대 토크 32.1㎏·m의 힘을 낸다. 2.0L 엔진은 최고출력 145마력, 최대 토크 17.8㎏·m다. 내연기관차보다는 전기차에 더 가까운 하이브리드차인 셈이다. 다만 엔진과 모터가 결합돼 나오는 최고출력은 215마력으로 단순 합산 수치보다는 낮다. 현대자동차 중형 세단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합산 최고출력이 195마력이란 점과도 대비된다. 210㎞를 주행한 결과 연비는 ℓ당 18.4㎞로 측정됐다. 혼다가 공개한 복합 연비 ℓ당 17.5㎞보다 더 높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보조 장치, 통풍 좌석 등 운전 보조나 편의 기능이 현대차그룹의 차들 못지않게 탑재돼 있다. 가격은 4650만원으로 크게 비싸지 않은 편이다.
단점은 계기판과 중앙에 위치한 디스플레이 화면이 구형의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2021년 1월에 출시돼 2년이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는 지점이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기 전 단계로 여전히 매력적인 대안이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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