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e커머스로 1분기 선방…하반기엔 ‘AI 검색’으로 승부수
‘검색’ 성장세 둔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로 반전 모색
B2B 부문 강화 예고…현금 배당 확대, 주주환원 계획도 발표
네이버가 커머스(상거래) 등의 성장세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거뒀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외화환산 손실 등의 여파로 70% 이상 감소했다.
네이버는 하반기 초거대 생성형 인공지능(AI)인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이고, 검색 화면과 애플리케이션(앱)을 개편한다. 최근 검색 시장에 게임 체인저로 등장한 생성형 AI 챗봇 유행에 맞춰 AI 추천 검색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3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2804억원으로 23.6% 늘었다. 인터넷 기업의 주요 매출원인 검색과 광고 시장이 불경기로 위축된 가운데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선방하며 시장 예측치를 뛰어넘었다.
하지만 핵심 사업 부문인 서치(검색) 플랫폼 매출의 성장세는 저조했다. 서치 플랫폼 매출은 85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늘고, 전 분기 대비 7.1% 줄었다. 검색 광고는 늘었지만, 디스플레이 광고가 전년도 올림픽·대선에 따른 기저 효과로 감소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다른 사업 부문별 매출은 커머스 6059억원, 핀테크 3182억원, 콘텐츠 4113억원, 클라우드 932억원으로 집계됐다. 커머스는 미국 중고거래 플랫폼 포시마크의 편입 효과 등으로 45.5% 성장했다. 네이버는 “올해 초 진행한 포시마크의 인수 효과가 반영됐다”며 “한정판 패션 제품을 거래하는 크림 등 수수료율이 더 높은 서비스 이용자도 늘었다”고 밝혔다.
핀테크 부문은 네이버페이 선전에 힘입어 15.8% 올랐다. 콘텐츠 부문 매출도 이북(e-book) 저팬 편입 등으로 94% 확대됐다.
네이버의 영업이익과 매출은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437억원으로 71.2% 줄었다. 이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화환산 손실, 라인의 순익 감소 등에 따른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네이버는 오는 7월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이퍼클로바X에 대해 네이버는 “세계에서 3번째이자 국내 역대 최대 규모의 한국어 학습량을 보유한 초거대 AI로 GPT-4에 대응하는 모델”이라며 “높은 성능에도 타사 대비 4분의 1 이상 절감된 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AI 상용화로 패러다임이 변하는 상황 속에서 네이버도 하이퍼클로바X를 서비스 전반에 적용해 사용자 경험을 한 차원 높이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하반기에는 이용자의 검색 의도를 빠르게 파악해 원하는 검색 결과로 연결되도록 검색 화면을 개편하고, AI 추천 기반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탐색할 수 있게 해 만족도를 향상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도 내놓는다. 네이버는 연내 일본에서 라인웍스(기업용 통합 소프트웨어)와 같은 생산성 도구에 접목한 기능을 선보이는 등 글로벌 B2B 서비스를 확대한다.
주주환원 계획도 공개했다. 네이버는 향후 3년간 최근 2개년 평균 연결 잉여현금흐름(FCF)의 15∼30%를 전액 현금 배당키로 했다. 올해 회계연도에 대한 주주환원 예상 규모는 620억∼1200억원으로, 이사회 결의 후 중간 배당으로 3분기 중 지급된다. 또 이와 별개로 보유 중인 자사주 8% 가운데 3%를 향후 3년간 매년 1%씩 특별 소각할 예정이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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