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순위라 했는데”…사회초년생 노린 전세사기 일당
[앵커]
부동산 계약에 익숙하지 않은 사회 초년생들을 대상으로 전세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만 50명이 넘는데 보증금을 못 돌려받거나 집에서 나가야 할 상황입니다.
김예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집안 금고에 5만 원권 돈뭉치가 가득합니다.
전세 사기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50대 A 씨의 집에서 발견된 것으로 4억 원에 달합니다.
A 씨는 2019년 지인들과 함께 대전의 한 다가구 주택을 사들인 뒤 이를 담보로 신축 건물을 짓고 세입자를 받았습니다.
임대인은 A 씨가 아닌 명의상의 대리인이었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두 건물 모두 전세가율이 높은 이른바 '깡통전세'였지만, 부동산 중개인은 세입자들에게 '선순위 임차인'이라고 안심시켰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제 앞에 아무리 융자가 있어도 '선순위니까 걱정하지 말라'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고..."]
하지만, 세입자들은 전세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하거나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집을 나가야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에게 속은 세입자만 50여 명, 피해 금액은 4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러한 사기행각은 한 세입자가 등기부등본을 뗐다 경매 절차가 진행 중인 사실을 알게 되면서 드러났습니다.
A씨와 자금책 등 일당이 소유한 주택 3채 가운데 2채는 이미 경매에 넘겨져 소유권이 이전됐습니다.
[송지훈/전세 사기 피해자 : "전세 계약 기간이 끝나지 않았는데 집을 빼줘야 하는 상황이고... 제가 냈던 전세 보증금과 경매가 낙찰됐음에도 배당금을 한 푼도 못 받은 상태에서..."]
피해자들 대부분은 20·30대 사회초년생들입니다.
A 씨 등은 부동산 투자를 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사기 등의 혐의로 A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김예은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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