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 울리는 ‘분양형 호텔’…‘승소’해도 소용없어

강예슬 2023. 5. 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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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최근 전세 사기가 '청년'들을 울리고 있다면, 퇴직금으로 투자한 '노년층'을 울리는 피해도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을 모아 호텔을 짓고, 수익금을 나누는 '분양형 호텔 사업'인데요.

전국에서 피해자가 속출하며 대부분의 분양형 호텔이 법적 분쟁에 휘말려있는데, 문제는 승소해도 소용이 없다는 겁니다.

먼저, 강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송도 바닷가가 내려다보이는 한 호텔에 수십 명이 모여 있습니다.

객실을 지을 때 각자 수억씩 투자하고, 운영 수익의 일부를 배당받기로 한 사람들입니다.

최고 7%의 수익을 약속한 운영사를 믿고 은퇴자금을 투자했지만, 수익금을 제대로 받은 사람은 없습니다.

업체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영업이 어렵다며 수익금을 지급하지 않은 겁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오히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1년 호텔 매출액이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며,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은 물론 연체료까지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까지 벌여 승소했지만, 여전히 수익금은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분양형 호텔 투자자 : "이자와 소중한 시간과 이런 것을 무지하게 빼앗기고 있습니다. 이걸 어디 가서 보상하겠습니까?"]

수익금을 받을 길이 없자, 투자자들은 다시 소송을 벌여 객실 소유권을 돌려받았고, 직접 운영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운영사에 막혔습니다.

호텔 측에서 객실만 빼고, 호텔 운영에 필수적인 엘리베이터와 세탁실, 회의실 등 공용 공간을 쓰지 못하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객실 소유권까지 돌려받았지만, 공용공간도 사용할 수 없고, 이렇게 개인 소유인 객실 안의 비품까지 모두 사라진 상탭니다.

분양형 호텔에 투자한 피해자들은 대부분 퇴직금이나 노후 자금을 투자한 노년층입니다.

[분양형 호텔 투자자 : "내가 누구한테도 이야기를 못 합니다. 내 나이가 80이 다 됐는데. 소송 걸어서 재판에서 이겼는데 공동운영도 수분양자들에게 왜 안 주냔 말입니다."]

운영사 측은 잇따른 소송과 운영권 분쟁 탓에 영업을 제대로 못 해 수익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밝혀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

강예슬 기자 (yes36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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