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10억대 주가조작’에 증권사 이사 연루 포착…압수수색

원동희 2023. 5. 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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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년 전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된 한 태양광 업체입니다.

2018년 상장 당시 2천 원대이던 주가가 2달여 만에 3배 이상 폭등하면서 만 7천 명의 개미 투자자가 몰렸는데요,

그 배경에는 나스닥에 상장될 거라는 미국 바이오 업체와의 투자양해각서 체결, 또 국내 한 회사가 11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공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업체의 나스닥 상장은 이뤄지지 않았고, 관련 사업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결국 2020년 상장 폐지됐습니다.

경찰이 이 과정에서 '주가 조작' 정황을 포착하고 오늘(8일) 한 증권사를 압수수색했습니다.

해당 증권사 임원이 '주가 조작'에 개입하고 수익금을 챙긴 단서가 포착된 겁니다.

원동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8년 한 태양광 업체 투자 설명회에 참석했던 김현수 씨, 이 업체가 투자하기로 한 미국 회사가 나스닥 상장 예정이란 말에 3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설명회가 유진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렸는데, 증권사 이사가 직접 설명해 의심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김현수/소액주주 : "빠르면 그해 8월에 나스닥에 상장한다고 그랬어요. A 이사가 유진증권이라는 회사에서 IR(투자설명회)을 했기 때문에 100% 믿었어요."]

하지만 미국 회사는 상장되지 않았고, 해당 업체는 분식회계까지 드러나면서 2020년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됐습니다.

이 태양광 업체 주가 조작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이 오늘 유진투자증권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투자 설명회를 진행했던 A 이사 사무실 등이 대상이 됐습니다.

["사무실에 관련 자료 남아 있었나요? (…)"]

경찰은 A 이사와 태양광 업체 실소유주 등 6명이 2017년 하반기부터 주가 조작을 계획한 정황을 파악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A 이사가 그 대가로 해당 업체 주식을 통해 수익금을 챙겼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특히 눈여겨보는 건 전환사채를 발행해 컨설팅업체에서 백여억 원을 투자받았다는 2018년 공시입니다.

이 공시 후 주가가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실소유주 등은 이 즈음 주식을 팔아 110억 원을 챙긴 거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투자를 했다는 컨설팅업체가 서류상 회사이고, 돈을 댄 '전주'는 따로 있었던 거로 파악하고, 자금 흐름을 집중 추적하고 있습니다.

["(여기 있던 업체는) 모르시는거죠? (네 알 수가 없죠)"]

유진투자증권은 회사와 관련 없는 개인적 일탈로 파악해 오늘 A 이사를 직무에서 배제했다고 밝혔습니다.

태양광 업체 측은 주가조작 의도는 없었고, 소액 주주들의 피해는 구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원동희입니다.

촬영기자:하정현/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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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희 기자 (eastsh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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