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의 ‘윤 정부 1년’ 평가는…챗GPT “갈수록 실망, 신뢰 회복 필요”

배문규 기자 2023. 5. 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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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분석해보니
취임 직후 ‘조건부 지지’ 가까웠지만 부정 평가 73%로 기울어
미국 방문 때 비속어 발언 등 ‘가짜뉴스’ 해명이 문제 더 키워
‘제3자 변제안’ 등 외교적 결정 두고도 “대체로 부정적” 분석

“지난 1년 동안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도층 평가의 변화를 분석해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중도층의 평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정적으로 바뀌는 추세로 보입니다. 특히 대통령실 용산 이전, 수해 대응, 대통령 욕설 진실 공방 사안에서 실망감과 불신이 커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긍정적인 평가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중도층의 불만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향신문이 정치플랫폼 ‘옥소폴리틱스’에 의뢰해 이용자 데이터를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에 입력한 뒤 ‘중도층의 윤석열 정부 1년 평가’를 묻자 나온 답변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평가는 대략 30%(긍정) 대 60%(부정)로 고착화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 지지층이 결집하는 가운데 여론의 향방을 결정하는 ‘무게추’인 중도층은 윤 대통령 행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였을까.

■ 중도층 ‘부정’ 평가 18.0→73.1%

옥소폴리틱스가 20대 대통령 선거 다음날인 지난해 3월10일 실시한 ‘선거 결과에 만족하세요’ 설문에서 전체 응답은 긍정(찬성) 51.0%, 부정(반대) 33.8%로 나타났다. 중도층에서는 긍정이 57.9%로 전체 비율보다 높았고 부정은 18%에 불과했다. 9개월 뒤인 지난해 12월27일 같은 질문을 다시 던졌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 중 31.8%가, 중도층에서는 25.9%만이 ‘긍정’ 평가를 내렸다. 애초에 중도층은 ‘조건부 지지’에 가까웠다. 댓글을 봐도 그렇다. “윤 후보의 언행으로 봐선 지금 시국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 대통령이 된 것 같습니다. 일단 승복은 하겠지만서도.”(30대 여성·서울), “마음에는 안 들지만 대안이 없었으니까. 다시 돌아가면 2찍이랑 기권 중 고민해볼 듯.”(20대 남성·대구)

지지율 하락은 ‘혹시나’ 했던 기대가 ‘역시나’로 바뀐 결과로 해석된다. 챗GPT 분석을 봐도 그렇다. 지난해 3월 조사 분석에서는 “일부는 정권교체를 반기지만, 윤 후보의 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애매한 느낌을 받았다”는 결과가 나온다. 12월 조사에선 “대부분 이재명과 윤석열 둘 다 만족스럽지 않은 후보라고 생각하며 이재명이 싫어서 윤석열을 찍었다는 반응이 많았으며, 선거 결과를 승복하긴 하지만 불만족스럽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30일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의견을 묻는 조사에선 중도층의 73.1%가 부정 평가를 내렸다. 진보·중도진보의 90% 이상이 부정 평가를, 중도보수·보수는 33%가량이 긍정 평가를 하는 양극화 속에 캐스팅보트를 쥔 중도층이 부정 평가로 기운 것이다.

■ 대통령실 이전 등 중도층 의견은

윤 정부의 정책이나 논란거리에 대해 중도층은 사안별로 어떤 태도를 보였을까?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대한 지난해 3월17일 조사에서 전체 응답은 긍정 34.7%, 보류 15.9%, 부정 49.4%로 나타났다. 중도층 응답은 긍정 35.4%, 보류 25.7%, 부정 38.9%였다. 진보·중도진보층에서 반대가 압도적으로 높아 전체 부정 의견이 절반에 달했지만, 중도층은 상대적으로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재조사에선 전체 부정 의견이 67.5%, 중도층 부정 의견은 78.7%로 높아졌다. 챗GPT 분석에 따르면 이렇다. “천천히 논의하고 공론화해야 했으나, 반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급하게 진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영빈관을 계속 사용하는 것을 볼 때 세금 낭비와 명분 상실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윤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지난해 8월 초와 9월 말 20%대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수도권 집중 폭우 원격 대응 논란, 미국 방문 때 벌어진 ‘비속어 발언’ 파문이 연이어 있던 때다. 지난해 8월9일 “재해 상황 중 대통령이 자택에서 전화 업무 수행”에 관한 질문에 전체 응답은 긍정 20.5%, 부정 64.6%였다. 중도층은 긍정 비율이 16.3%로 더 낮았다. 그러나 8월14일 재해 대처 등에 대해 묻는 조사에선 전체 응답과 중도 응답 모두 부정 의견이 90%에 육박했다. 챗GPT는 “중도층은 집에서 전화 지시를 하는 모습을 현장 혼란을 방어하려는 것이 아닌 폭우에 나가기 싫은 심보로 해석하며, 대통령으로서의 자질 부족이라고 생각한다”고 정리했다.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비속어 논란에 대해서도 중도층은 부정적 의견이 대다수였다. 지난해 9월26일 “ ‘새끼’ 발언이 ‘가짜뉴스’란 윤석열 설명! 어떻게 생각하세요?” 조사에서 중도층은 긍정 3.2%, 부정 90.3%로 나타났다. 보수층에서도 부정 평가가 63.0%에 달했다. “그냥 쿨하게 제가 속상해서 한마디 했습니다 하면 웃고 넘어갈 일을 스스로 키운 꼴입니다.”(50대 남성·충남)

챗GPT는 중도층 의견을 이렇게 정리했다. “사람들은 대통령 측이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의아해한다. 결론적으로 이런 해명이 문제를 더 키운다는 평가다.”

■ AI 분석 공통적인 단어 ‘부정적’

지난해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중도층 평가는 어땠을까. 윤 정부의 책임을 묻는 10월31일, 11월23일 두 차례 조사에서 중도층은 각각 36%, 23.8%의 긍정 의견을 보였다. 부정 평가는 두 차례 모두 38.8%로 똑같았지만 평가를 보류한다는 의견이 25.3%에서 37.4%로 높아지면서 팽팽했던 ‘책임론’이 다소 힘을 잃는 모양새였다. ‘대통령의 사과가 충분한가’라고 물었던 11월7일 조사에서는 중도층의 44.8%가 긍정, 32.5%가 부정을 나타내 긍정 평가가 다소 앞섰다. 댓글은 찬반 양론이 분분했다. “국가의 존재 이유가 뭡니까? 사람들이 각자도생으로 안전도 고려해 축제 행사에 가야 하는 건가요?”(40대 여성·서울), “대통령에 대한 만기친람식 책임 요구는 불가.”(30대 남성·서울)

챗GPT가 분석한 중도층의 의견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건에 대한 정보 부족에서 벗어나 대통령의 사과와 관련 기관의 책임에 대한 의견으로 발전했다. 정치적 이용을 경계하는 입장도 지속되었으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대한 의견도 강조됐다.”

최근에는 윤 대통령의 ‘외교적 결정’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월6일 일제 강제동원(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안에 대한 조사에선 중도층 응답은 긍정 9.2%, 부정 81.6%로 나타났다. 챗GPT는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다. 일부는 한일기본조약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다수가 개인 청구권은 유효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중도층 의견을 정리했다.

한·미 정상회담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지난 4월27일 조사에서 중도층은 16.0%가 긍정적, 67.0%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핵 보유 포기는 손실이 커보인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주요 현안 해결도 못했음.”(20대 남성·경기), “친미와 동맹 강화하는 방향에서는 올바른 것 같음. 대일 외교는 매국노 수준이었고.”(30대 남성·경북)

챗GPT는 “일부는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이라고 생각하며, 특히 미국과의 동맹 강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다수가 핵무장 재배치나 핵우산, 반도체법과 IRA 등 현실적인 해결책이 없었기 때문에 낙제점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정리했다.

분석 방법은 어떻게

옥소폴리틱스는 회원 20여만명 규모의 정치 데이터 플랫폼이다. 회원들은 진보·중도진보·중도·중도보수·보수 등 정치 성향을 프로필로 드러내고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을 표명한다. 정치 성향은 자신이 정할 수 없고, 응답하는 데이터로 결정된다.

인공지능(AI) 챗GPT를 이용해 중도층 의견을 분석하기 위해 사안별 찬반 응답 수와 댓글 의견 텍스트를 챗GPT에 전달해 이해시킨 뒤 “OO사안에 대한 중도층의 의견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을 해 답을 얻었다. 이런 방법은 개별 댓글을 인용하는 것보다 전반적인 여론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체 응답 내용은 oxopolitics.com에서 볼 수 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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