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운영이라던 ‘文책방’, 영수증엔 ‘사업자 문재인’

이혜진 기자 2023. 5. 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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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책방에 존재하는 두 개의 사업자 번호. /평산책방 홈페이지,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공익 사업’을 내걸고 지난달 문을 연 ‘평산책방’이 당초 사업 소개와 달리, 재단법인 명의가 아닌 문 전 대통령 개인 사업자 명의로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점 운영 수익이 ‘공익재단’이 아닌 ‘개인 문재인’에게 돌아간다는 의미다.

8일 평산책방 홈페이지에 따르면, 책방은 ‘재단법인 평산책방’이 운영한다고 적혀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책방 개점 인사 글에서 “책방 운영은 재단법인 평산책방과 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책방운영위원회가 맡는다”며 “수익은 전액 재단에 귀속되고, 이익이 남으면 공익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평산책방의 사업자 등록번호는 520-○○-○○○○○, 대표자 이름은 ‘안도현’으로 나온다.

그러나 평산책방 방문자들이 인터넷에 올린 ‘인증샷’ 속 영수증에 적힌 사업자 정보는 이와 다르다. 사업자번호는 448-△△-△△△△△이고, 대표자 이름은 ‘문재인’이다. 두 사업자의 사업장 주소지는 동일하다.

김경율 회계사는 본지 통화에서 “서적 판매 수익을 재단에 귀속시켜 공익사업에 쓴다고 해놓고서 버젓이 같은 장소에 같은 이름의 개인사업자 명의로 책을 팔고 있다”며 “문서 그대로 해석하면 개인의 영리 사업으로 책을 팔면서, 재단의 비영리 사업이라고 속이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으냐”고 했다.

더욱이 원칙적으로 하나의 사업장에는 두 개의 사업자가 존재할 수 없다. 김 회계사는 “문 전 대통령에게 예외를 적용해 줬다면 그 자체로 특혜 소지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통령 측은 “재단법인의 행정 처리가 지연돼 일시적으로 개인사업자로 운영됐을 뿐이며, 수익금 전액은 재단법인 평산책방에 귀속된다”며 “불필요한 억측은 지양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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