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참사 현장서 생존한 아이, 숨진 엄마가 감싸안고 있었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외곽 앨런의 ‘앨런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기념비가 완공되는 모습을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에서 살아남은 한 아이는 엄마가 감싸 안은 덕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것으로 전해졌다.

7일 CNN 등 미국 현지매체들은 현지 주민 스티븐 스페인호이어의 인터뷰를 전했다. 그는 총격이 벌어진 쇼핑몰에서 일하는 아들에게서 “총소리가 들린다”는 전화를 받고 경찰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

지난 6일 오후 3시 36분쯤 댈러스 교외 ‘앨런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용의자를 포함해 9명이 숨지고 부상자가 다수 나왔다.

스페인호이어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바닥에 7구의 시신이 있었다. 그는 숨진 한 여성에게서 4∼5세 어린 남자아이를 꺼냈다고 전했다. 스페인호이어는 “엄마의 몸을 돌렸을 때 아이가 나왔다”며 “‘괜찮니’하고 묻자 아이는 ‘엄마가 다쳤어요, 엄마가 다쳤어요’라고 답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 여성이 아이를 총격으로부터 보호해 아이가 살았다고 했다.

스페인호이어는 아이를 엄마의 품에서 떼어낸 뒤 구석에 앉혔다고 덧붙였다. 스페인호이어는 “아이는 누군가 피를 쏟은 것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로 덮여 있었다”면서 이 아이가 “괜찮다”고 말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했다.

전직 군인이자 경찰인 스페인호이어는 군대에서도 본 적 없는 참혹한 광경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 현장에서 3명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했지만, 누구도 살리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대학살’(carnage)이었다며 “쇼핑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한 가족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는 것은 정말 괴롭다”고 했다.

한편 댈러스 참사 희생자 중 30대 한국계 부부와 이들의 3세 아이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부의 다른 자녀인 5세 아이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