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올라도 미련 없이 'Sell U.S.'…테슬라 빼곤 대부분 매도[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3. 5. 8.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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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서학개미들이 2주일째 미국 증시에서 억대 순매도를 이어갔다. 최근 5주간 사이에 4주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미국 주식 비중을 줄이는 모습이다.

서학개미들의 '셀(Sell) U.S.'는 기술주 때문이다. 기술주가 올들어 너무 올라 리스크 대비 기대 수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는지 대규모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미국 증시 비관론은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도 드러났다. 기술주 인버스 레버리지 펀드가 가장 많은 매수 우위를 나타낸 가운데 주식보다 채권펀드로 매수세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4월26일부터 5월2일까지 미국 증시에서 2억5848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결제일 기준 5월1~5일) 4주일만에 순매도 규모가 다시 2억달러대를 넘어선 것이다.

S&P500지수는 이 기간 동안 1.2% 올랐다.

대규모 매도 우위 가운데 서학개미들이 그나마 순매수한 종목들도 증시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였다. 서학개미들은 SQQQ를 4581만달러 순매수했다.

SQQQ는 나스닥지수가 떨어지면 3배 수익을 얻고 오르면 3배 손실을 입는다. 그만큼 기술주 하락에 강하게 베팅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나스닥100지수는 지난 5일 2.1% 반등하며 기대와 달리 좀처럼 하락세로 방향을 틀지 않고 있다.

서학개미들이 2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로 4388만달러를 사들였다. 테슬라는 지난 4월26일 153달러까지 하락했으나 지난 5일 5% 이상 급반등하며 170달러대를 회복했다.

테슬라 외에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된 주식은 지난 3일 새로 개발한 신약이 치매 진행을 35%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일라이 릴리(955만달러)와 지난 2일 실적을 발표한 AMD(704만달러), 배당주 펀드인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 정도다.

흥미로운 점은 서학개미들이 일라이 릴리가 치매 치료제의 효능을 발표하기 전에 일라이 릴리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2일에만 일라이 릴리를 842만달러 순매수했다.

AMD는 실적 가이던스가 실망스러워 지난 3일 주가가 9.2% 급락했으나 4일 마이크로소프트가 AI(인공지능) 프로세서 개발을 위해 AMD에 자금을 대고 있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오면서 6.1% 반등했다.


서학개미들이 채권펀드 매수를 계속하는 가운데 단기 채권펀드로도 자금이 몰려 주목된다. 서학개미들은 그간 주로 만기가 긴 장기 채권펀드에 투자했다.

그러나 지난 4월26일~5월2일 사이에는 SPDR 블룸버그 만기 1~3개월 미국 국채 ETF(BIL)를 3번째로 많이, 채권 펀드 중에서는 가장 많이 사들였다. 서학개미들은 BIL을 3902만달러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이 초단기 채권에 주목한 것은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이달에 이미 끝났거나 오는 6월에 끝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단기 국채는 연준의 정책 변경(피봇, pivot)에 장기 국채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외에도 서학개미들은 올들어 공격적으로 비중을 늘려온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국채 불 3배 ETF(TMF)를 2693만달러 순매수했고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국채 ETF(TLT)와 아이셰어즈 미국 달러 투자등급 회사채 ETF(LQD)도 각각 1254만달러와 803만달러 순매수했다.

간만에 프로셰어즈 울트라 블룸버그 천연가스 ETF(BOIL)를 1376만달러 순매수한 것도 눈에 띈다.


반면 서학개미들이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총하는 강력한 기술주 상승 베팅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였다.

서학개미들은 TQQQ를 1억1120만달러 대거 청산했다. 이는 기술주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믿는다는 의미다.

지난 3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빅테크주 순매도도 이어졌다. 빅테크주들은 대부분 올 1~3월에 예상보다 긍정적인 실적을 올렸고 최근 주가 흐름도 좋지만 서학개미들은 주가가 많이 올라 부담스러운지 빅테크주들을 계속 털어내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4월26일부터 5월2일 사이에 마이크로소프트를 1억달러 가까이 순매도했고 지난 4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애플은 6163만달러 팔아치웠다. 엔비디아도 6133만달러 줄였다.

애플은 지난 4일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 5일 주가가 4.7% 급등하며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170달러를 넘어섰다.

서학개미들은 이외에 메타 플랫폼과 알파벳 클래스A, 아마존도 각각 2886만달러, 1692만달러, 1385만달러 순매도했다.

또 나스닥100지수와 S&P500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와 SPDR S&P500 ETF 트러스트(SPY)도 2304만달러와 1788만달러 순매도하며 전반적인 '셀 U.S.' 분위기를 보였다.

최근 기술주 매도를 지속하면서도 반도체주는 오를 것이란 기대로 순매수해왔던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에 대해서도 1364만달러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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