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남국의 뒤늦은 60억 코인 해명, 이정도론 납득 안된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0억원대 코인 투자 의혹이 제기된 지 사흘 만인 8일 뒤늦게 거래 내역 일부를 공개했다. 이날 그가 발표한 입장문의 골자는 '주식 판 돈으로 가상화폐에 합법적으로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 삼을 게 없다'는 거다. 그러면서 "정치 생명과 전 재산을 걸 만큼 떳떳하다"고까지 했다. 하지만 해명 내용을 조금만 들여다봐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2021년 1월 LG디스플레이 주식 전량을 팔아치워 확보한 9억8500만원의 매각대금을 가상화폐에 투자했다는데 이 부분부터 일단 놀랍다. 가격 제한폭도 없이 돈 놓고 돈 먹기 식 투전판이나 마찬가지인 가상화폐 시장에 수백만~수천만 원도 아닌 10억원대 거액을 몰빵한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김 의원은 비트코인 등 대표 가상화폐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훨씬 위험한 김치코인에 손을 댔다. 과연 은밀한 정보 없이 이 정도 거액을 한 번에 투자할 수 있었겠느냐는 합리적인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내부자 거래 여부는 검찰 수사로 밝혀져야 할 것이다.
신고한 재산 내역과도 전혀 들어맞지 않는다. 2021년 재산변동 내용을 보면 주식 매각대금만큼 예금이 10억원 이상 확 늘어난 것으로 나온다. 2022년엔 예금이 줄고 그만큼 아파트·오피스텔 임차비용 8억원이 늘었다. 다시 말해 주식 판 돈을 가상화폐에 집어넣었다는 그의 주장과 달리 예금·임차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2022년 초 가상화폐 자산이 최대 60억원대까지 팽창했다는데, 그 초기 투자자금 출처가 모호해진다. 반면 주식 매각대금이 가상화폐 투자자금이라면 10억원대 예금과 8억원대 전세자금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건가. 김 의원의 거래 내역 해명이 납득하기 힘든 이유다. 자꾸 SNS나 입장문을 통해 찔끔찔끔 반박을 하고 필요한 거래 내역만 선택적으로 공개하는 걸로는 의혹을 소명하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 더 이상 시간을 질질 끌어 국민들을 짜증스럽게 만들어선 안된다. 정말 떳떳하다면 자금 출처와 코인 거래 내역 전체를 투명하게 까서 의혹을 일거에 해소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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