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악재에 적신호 켜진 총선… TK서 정면승부하는 이재명

김건호 2023. 5. 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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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둘러싼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최측근인 김남국 의원의 60억원 코인 논란으로 위기에 직면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로 향한다. 악재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정당 지지세가 강한 TK를 찾아 정치적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표는 이번 지역 방문에서 대선 주자였던 홍준표 대구시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잇달아 만나는 등 선 굵은 만남을 이어간다. 최근 한차례도 열리지 않는 영수회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이 대표와 홍 시장의 만남 시점이 의미심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를 위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에 문재인까지, 거물들 잇따라 만나는 이재명

8일 국회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9~10일 자신의 고향이자 보수 텃밭인 TK지역을 찾는다. 우선 이 대표는 9일 경북 구미를 찾아 찾아가는 국민보고회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 텃밭인 TK를 방문하는 것은 지난해 10월28일 대구 매천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한 이후 7개월 만이다.

이튿날인 10일 오전엔 대구로 이동해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다. 윤 대통령 취임 1주년인 10일을 전후해 사실상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 전체를 순회하는 일정이다. 이날 대구에서 최고위원회를 연 뒤엔 민주당 대구시당 이전 개소식에도 참석한다.

특히 이날 예정된 홍준표 대구시장과 회동은 차기 여야 대선주자급 만남으로 해석되며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영수회담이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탓에 홍 시장을 만난 이 대표 입에 더욱 시선이 쏠리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TK신공항 특별법 통과에 따른 후속 조치와 달빛고속철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2038년 대구-광주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 등 대구시의 주요 현안을 정치권 차원으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TK를 둘러본 이 대표는 곧바로 최근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책방을 연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당내 친문세력을 포함한 비명계 의원들을 다독인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한 재선의원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각종 악재를 만난 이 대표가 이번 TK와 양산 방문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지역 민심을 듣고, 최고위원회의 개최해 리더십을 공고히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돈봉투에 60억코인까지...적신호 켜진 차기총선

지금까지 이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대장동 관련 수사로 정치인생 최대의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검찰의 기소와 함께 진실은 법원에서 다투게 됐고, 유리한 판결을 끌어내기 위해 적극적인 여론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차기 총선이다. 1석이라도 국민의힘에 뒤쳐질 경우 대정부 협상력을 잃고, 내부적으론 책임론이 거세게 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의 한 비명계 의원은 “1당을 빼앗기면 당 안팎에서 이재명 책임론이 세게 불 것”이라며 “이 대표도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정치인생이 끝날 것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 뉴스1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는 최근 송영길 전 대표의 전당대회 돈봉투 논란과 김남국 의원의 60억 코인 논란으로 최악의 악재를 연이어 만났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10억대 뇌물 의혹으로 시작된 전자의 경우 송 전 대표뿐만 아니라 윤관석 의원, 이성만 의원 등 현직 의원들을 포함해 수십명의 민주당 관계자들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즉 검찰로서는 민주당을 전방위로 옥죌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이재명 키즈’로 추켜세웠던 김 의원이 연루된 60억 코인 의혹도 검찰은 최근 수사를 전환하고 자금의 출처 및 용처에 대해 정치권과의 연관성을 찾고 있다. 즉 정치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장동 의혹의 경우 성남시 입장에선 4895억원을 환수한 공익사업으로 볼 수도 있는 만큼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이정근발 비리사건은 이미 진술과 녹취 파일 등 증거가 상당 부분 확보돼 관련자들로서는 법정에서 상당히 불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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