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국에 깃발 꽂는 한국기업들...“5~6조원 투자해 공장 짓는다”

송민근 기자(stargazer@mk.co.kr), 이유섭 기자(leeyusup@mk.co.kr) 2023. 5. 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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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LG엔솔 손잡고
미국에 배터리 공장 설립
2025년 양산 목표로 협력
[사진 =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 미국 배터리 합작 공장 설립 방안을 확정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SK온과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전기차 30만대 분량의 배터리 공급을 위한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발표한 데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도 손잡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차그룹과의 미국 내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5일~26일께 관련 이사회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작공장은 조지아주에 세워지는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인근에 들어선다. 생산능력은 30기가와트시(GWh) 내외로 알려졌다. 투자 규모는 5~6조원대로, 합작 공장은 이르면 2025년 하반기에 배터리셀 양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향후 생산 능력을 확대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양사 합작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주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공급된다.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등 총 3개 브랜드의 전기차가 생산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LG에너지솔루션·SK온과 설립하는 새 합작공장에서 만든 배터리는 모두 메타플랜트에 공급하되, 일부는 현대차그룹의 기존 미국 공장인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으로도 공급되는 형태로 보고 있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현지에 배터리셀 공장을 짓는 것은 IRA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IRA는 전기차를 북미지역에서 최종 조립하고,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핵심 광물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에서 채굴과 가공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보조금 7500달러를 지급한다. 현재 현대차가 미국에서 생산중인 제네시스 GV70 전기차는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미국 합작공장 설립으로 협력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양사는 지난 2021년 인도네시아 카라왕에 생산능력 10GWh 규모의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에 들어갔다. 양사는 이번에 합작법인을 미국으로 확대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공고한 협력 체제를 갖추게 됐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 코나EV와 아이오닉6 등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중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현대차그룹과 합작공장을 설립하게 되면 북미에 8곳의 생산기지를 두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미시간 단독 공장과 오하이오 지엠(GM) 합작 1공장을 운영 중이다. GM과 또다른 합작공장인 2~3공장은 테네시와 미시간주에 지을 예정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인 혼다·스텔란티스와는 오하이오·인디에나주에 공장을 설립한다. 여기에 최근 애리조나에 단독 공장을 짓기로 발표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SK온과 합작 공장을 발표한 데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도 합작 공장 작업을 마무리 지어 북미 시장 공략 태세를 갖추게 됐다. IRA 보조금(세액공제) 외에도 미국 환경보호국(EPA)이 2032년까지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을 67%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히면서, 미국 전기차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미국 전기차 시장이 매년 33%씩 성장하리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모두 다양한 완성차 업체와 합작 공장을 북미에 설립하고 있다”며 “한국 배터리사의 글로벌 점유율이 더욱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49%였다. LG에너지솔루션이 28%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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