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게임과학'이 필요한 이유…"게임, 첨단기술의 집합체"
[EBS 뉴스]
서현아 앵커
10세에서 65세 사이 국민 가운데 70%를 넘는 인구가 게임을 즐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만큼 게임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문화가 된 건데요.
게임 문화와 사회적 파급 효과를 포함한 다양한 연구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게임과학연구원의 진예원 박사와 함께 이야기해 봅니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먼저 게임과학이라는 게 무엇인지 그 개념부터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진예원 박사 / 게임과학연구원
네, 게임과학이라는 말이 좀 생소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게임과학은 말 그대로 게임을 연구하는 독립적인 학문 분야를 의미합니다.
게임과학의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것은 어떤 미디어 구성체로서의 게임 그러니까 뭐 게임의 개발이라든지 이론과 같은 부분이 있을 것 같고요.
근데 그 외에도 어떤 플레이어 문화라든지 커뮤니티 경험 그리고 어떤 사회적 의의나 교육적 효과 그리고 건강에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학문 분야입니다.
따라서 게임 과학은 어떤 다양한 학문 분야들이 함께하는 다학제적 분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지난 이십 삼십여 년 동안 게임 과학 영역에서는 인류학 문화학 정치학 컴퓨터 공학 미디어학 등 다양한 분야가 함께 협력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과 게임과 게임 문화의 다양한 차원을 조사하기 위해서 질적 양적 연구 그리고 민족학 단문 분석 등 다양한 연구 방법론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굉장히 넓은 분야를 포괄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게임과학 연구는 다른 나라와 비교한다면 어떤 수준입니까.
진예원 박사 / 게임과학연구원
잘 아시겠지만 국내는 게임 문화로서 굉장히 발전된 나라 중에 하나인데요.
아쉽게도 국내 게임과학 연구는 아직 상대적으로 많이 미흡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도 지난 20여 년에 걸쳐 게임에 대한 학술적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왔고 그렇긴 하지만 여전히 학문적 인프라나 학문 분야로서의 인지도가 매우 부족한 상황인데요.
이러한 인프라의 부족함 속에서 게임과학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전문기관으로 뇌과학 심리학 문화 연구 등 다양한 학문 분야 관점에서 게임이 현대적 의미와 기능 효과를 연구하고 대중적 인식에 기여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국내외의 저명한 게임 연구진들과 함께 디지털 게임 리서치 연구협회의 한국 지회를 최근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게임 리서치 연구협회 즉 줄어서 '디그라'라고도 부르는데요.
국제적으로 가장 최대 규모이자 가장 명망 높은 게임 학술 연구단체로 전 세계 17개국의 지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웃 국가인 일본과 중국 지회는 이미 각각 2006년 그리고 2015년부터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디그라 한국 지회는 국제적 학술 교류를 활발하게 추진하여 그 동안은 다소 미진했던 국내 게임 과학 연구에 질적 양적 토대를 견고히 하는 계기가 되고자 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사회에서 게임 과학이 필요한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진예원 박사 / 게임과학연구원
저희 개인적인 어떤 문화 연구자의 시각에서 보자면 오늘날의 사회는 디지털 사회에서 포스트 디지털 사회로의 문명적인 어떤 패러다임의 전회의 시기라고 보입니다.
디지털이 더 이상 새로운 기술이나 어떤 첨단 기술이라기 보다는 어떻게 보면 전기나 고속도로와 같은 기반 기술이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 기술적 환경에서 오늘날 우리는 세상에 대한 인식하는 방법 혹은 미래에 대한 양상들 법과 규범 그리고 교육 방식 등 문명의 다양한 부분들이 그 디지털 기술 환경에 맞춰 업데이트 되는 어떤 그러한 시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곡점을 포스트 디지털 시대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게임은 돌아보면 지난 시기에 첨단 기술들이 발전될 때마다 그 어떤 분야보다 가장 빠르게 그 기술들을 내재화하면서 지속적으로 그 가능성들을 테스트해온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게임 문화는 변화한 디지털 기술 환경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법이 여러 방식으로 사회적 실험이 이루어진 장애자 또 젊은 세대들에게는 일상적인 삶의 터전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변곡점의 시대에 현대 사회의 변화를 더욱 잘 이해하고 또 사회적 제도적 준비를 다가오는 미래 세대를 위해서 준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게임과 그 경험에 대한 이해가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게임이 어떻게 보면 인간의 삶에 가장 역동적으로 반영해 온 분야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앞으로 게임과학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을 하게 될까요.
진예원 박사 / 게임과학연구원
게임과학은 지난 30여 년 동안 컴퓨터 게임 에 대한 연구에서부터 시작해서 더욱 넓은 분야들로 확장되고 있는데요.
앞으로 게임과학은 그래서 더욱 다학제적 인털지시플리널리하고 다문화적 크로스 컬처럴한 협력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이 스포츠와 같은 게임 산업과 문화는 태생적으로 글로벌적이고 또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문화에는 대륙간 경계를 넘나들고 또 국가별 언어라던지 역사 정치의 개념 등이 혼재하면서 서로 소통되고 있는데요.
그 과정에서 또한 새로운 규범들도 협상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 스포츠에서 인간 퍼포먼스 혹은 또 게임적 요소를 활용한 디지털 치료제 등의 신진 분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욱 공학 문화학 법정책학 경제학 의학 등의 다양한 영역의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또 오픈 사이언스 접근이라는 것도 더욱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보이는데요.
기존의 게임 이용 장애의 연구 중 상당 부분이 어떤 게임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 상태에서 이루어진 연구 설계 혹은 특정 이해관계를 지닌 기관들의 연구 펀딩 또 그 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데이터의 취사 선택 혹은 결과의 조작 등 신뢰도와 타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좀 개방적이고 더 공유되는 어떤 연구 흐름을 위한 오픈 사이언스 접근은 학문 분야 간의 협력을 위한 방법론의 탐구 및 국제적인 규모에서 연구의 통합적인 이해의 구축을 위해서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동안 게임 이용 장애에 대한 연구가 좀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상태에서 이루어졌다라는 지적을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9년에 세계보건기구에서 게임 이용장애 질병코드 등록을 통과시켰고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도입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진예원 박사 / 게임과학연구원
먼저 국내 담론에서의 질병 코드 도입에 대한 우려는 주로 경제적인 어떤 산업적 악영향과 과잉 진단의 위험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 산업이 한류 콘텐츠 수출 규모에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초했을 때 국가의 문화산업 경쟁력 측면에서도 고민이 많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의학계가 게임 이용 장애가 독립적인 질환이라기보다는 ADHD나 우울증 등과 같은 다른 원인에 의한 공종 질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결정을 조금 더 본질적인 차원에서 고민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일상적으로 소셜미디어 중독 스마트폰 중독 같은 표현들을 사용하기는 하는데요.
사실 이 디지털 테크놀로지 관련 행위 중에 공식적인 질환으로 분류된 항목은 도박을 제외하면 게임 이용 장애가 유일합니다.
그렇다면 첫째로 만약 우리가 게임이라는 문화 수행 혹은 기술 이용을 장애라고 지칭하기 위해서는 그 일상적으로 언급됐던 스마트폰이나 유튜브 중독과 달리 왜 그리 게임이 특별한지가 설명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게임에 어떠한 설계적 측면이 문제적인 것인지 혹은 아닌 것인지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 그에 대한 충분한 학술적 근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두 번째 측면으로는 어떠한 문제적인 게임 이용이 존재한다고 우리가 가정을 했을 때 이 문제적이라는 측면이 다양한 문화적 사회적 그리고 개인적 배경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인데요.
예를 들어 초등학교 1학년의 교과 과정에서부터 게임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핀란드와 같은 나라 그리고 또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게임 플레이는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WHO는 11개월 이상 지속되는 장애 상태를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는데요.
아직까지 게임 이용 장애 경험에 대한 장기적인 연구 결과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게임 이용 장애라는 개념 자체가 또 도박 진단 도구를 응용한 인터넷 중독 척도에서부터 출발을 했는데 이러한 방식에 따르면 대부분의 취미 활동은 또 중독적 행동에 의한 정신질환으로 규정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질병 코드 도입은 단순히 게임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보면 앞으로 우리 사회가 마주할 낯선 기술 이용을 이와 같이 충분한 탐구 없이 성급하게 정상의 규범에서 포함되느냐 어긋나느냐 그 관점에서 정신질환으로 규정할 것인지 그 사회적 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대한 선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효율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또 건강한 게임 플레이가 지나치게 병리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더욱 게임 자체와 게임 플레이 현상에 대한 다문화적이고 또 장기적인 기초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어떤 새로운 기술이 비정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충분히 연구를 해보아야 한다는 지적이셨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게임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거라고 보십니까.
진예원 박사 / 게임과학연구원
아시다시피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인구 대비 게임 인구가 가장 높은 나라 중에 하나입니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10세부터 65세 사이의 대한민국 국민 중에 무려 74.4%가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또 해외의 시각에서 보자면요. 한국 사회는 매우 기술 발전에 적응력이 높은 나라로 보이고요.
게이머들의 천국 혹은 이 스포츠의 종주국으로 칭송될 만큼 게임 문학을 선도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자체가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믿고요, 그런 관점에서 작년 유럽의회의 결정을 조금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유럽 의회는 게임과 이스포츠를 디지털 유럽으로의 변화를 함축하며 또 디지털 경쟁력과 혁신 전략의 가능성을 지닌 분야로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게임과 이 스포츠를 유럽의 역사 정체성 유산 등을 미래 세대에 전파할 문화적 유물로서 가치를 강조했는데요.
또 더 역동적으로 그 발전을 발전을 돕기 위해 기존 교육 과정에서 간극을 메우고 국제적으로 선두하는 게임 관련 고등교육 과정의 설립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은 세계 4위의 게임 시장이자 또 게임 문화의 선두 주자이면서도 어떻게 보면 제도적 지원은 조금 미진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더 늦기 전에 국제적 흐름에 발맞추어 인식을 변화할 수 있다면 한국이 지 게임에 대한 잠재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게임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질 때 어떤 부정적인 인식을 넘어서 내실 있는 성장도 이루어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 봅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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