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승부] 조진구 "한일, 협력 관계로 가는 중요한 계기"

신동진 2023. 5. 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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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00~19:00)

■ 방송일 : 2023년 5월 8일 (월요일)

■ 진행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대담 :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면승부] 조진구 "한일, 협력 관계로 가는 중요한 계기"

-기시다, 과거사 발언…韓 국민 감정에 호소하는 측면 있어

-尹, 日 NCG 참여 시사…북핵 대처에 기여할 것이라 판단

-후쿠시마 오염수, 日 내에서도 불안…검증 제대로 해야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이하 신율)>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4부, 4부 정면 인터뷰 시작합니다. 12년 만에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가 복원됐습니다. 어제 한일 정상회담이 있었는데요. 이번 회담의 주요 관심사는 과거사와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문제였습니다. 한일 정상회담 관련해서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 연결해서 평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이하 조진구)>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조 박사님, 어제 한일 정상회담 어떻게 보셨어요?

◆ 조진구> 저는 '12년 만에 셔틀 외교가 복원됐다'는 표현이 말 그대로 정말 최근에 한일 관계가 악화되었다가 좋은 방향으로 훈풍이 불었다고 할까요. 그런 계기가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는 한 번도 일본을 간 적이 없어요. 대통령으로서 일본을 방문한 적이 없었고, 문재인 전 대통령 때도 한중일 정상회담, 평창 올림픽 개막식 이외에는 양자회담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고 상호 방문도 이렇게 잘 이루어지지 않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정상 간의 신뢰를 구축하고 양국 관계를 협력 관계로 가는 데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신율> 그렇군요. 야당 측 같은 경우에는 사과도 상당히 미흡하다. 그런데 기시다 총리가 나 자신은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 이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까요?

◆ 조진구> 저는 사실상 우리 국민이나 저도 그렇습니다만, 국민들이 바라는 대로 조금 더 명확하게 과거사에 대해서 통절한 반성과 진심으로부터의 사죄. 이런 표현을 했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좀 전에 나왔던 표현도 사실상 우리 국민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아주 최선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시다 총리가 나름대로 한국인들에 대해서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총리가 개인의 생각이라는 것은 사실상 없어요. 총리가 공인이기 때문에 담화나 아니면 국회의 결의라든가 내각의 결의라든가, 이런 것을 통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말과 행동 자체가 공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개인적인 발언과는 다른 차원의 무게가 있다고 본다면 저는 나름대로 평가를 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 윤 대통령이 진정성을 갖고 하는 것이 중요하지, 어느 일방이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런 발언도 한 거거든요. 이 발언의 의미는 뭘까요?

◆ 조진구> 윤 대통령은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일본에서 한국의 정권이 바뀌면 언제까지 우리가 사과를 해야 하느냐. 아마 우리 대통령의 발언은 그런 거를 의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죄를 요구하는 것이 오히려 일본 국내에서 반발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생각에서 나온 발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진정성 발언은 외교적인 발언은 아니에요. 충분히 대통령의 의도라든가 신중은 이해가 되는데,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이 외교적으로 적절했느냐 하면 조금 부적절하다고 봅니다.

◇ 신율> 본격적으로 구체적인 사안을 말해보죠. 워싱턴 선언에 일본이 합류하는 거 배제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 조진구> 워싱턴 선언이라는 게 핵심적인 것은 두 가지라고 봐요. 하나는 NPT 비확산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이 의무를 충실하게 하자. 한국 내에 사실상 북한의 핵 위협이 강화되면서 핵무장 논의가 있기도 하잖아요. 이런 걸 사전에 차단하자는 의미가 있었던 것 같고, 두 번째는 그러기 위해서 미국이 한국에 대해서 핵 협의 그룹이라는 것을 설치하자. 거기에서 여러 가지 논의를 하겠다. 협의를 하겠다는 거죠. 그리고 냉전 이후에 전술핵이 사실상 전부 다 철수가 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미국의 전략핵잠수함이 사실상 그 역할을 대체해 왔거든요.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서 전략핵잠수함을 한국에 기항시키겠다. 이것을 통해서 한국의 내 그런 논란을 차단하고 또 NPT 의무를 준수하겠다는 것을 확인시키는 의미예요. 그런데 핵 협의 그룹이라는 것도 이제 설치를 하겠다는 것을 합의를 했을 뿐이지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구체화시키는 실무적인 차원의 논의는 앞으로 해야 할 것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데, 아마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측의 의중을 반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해 10월달에 핵 태세 검토 보고서라는 게 있습니다. 거기에서 미국은 동맹국가에 대해서 개별적으로 핵우산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동맹국들을 네트워크 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을 표명했어요. 다시 말하면 아시아·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 일본, 호주. 이런 나라들이 중요한 동맹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을 좀 옆으로 묶어서 네트워크 하자. 다시 말하면 한미, 미일 간의 핵억제에 관한 협의들은 있는데 이 세 나라를 묶어서 한미일 혹은 호주와의 협력 대화체도 있는데 한미일에 호주까지 포함한 4자 협력체. 이런 구상에 관한 언급을 한 적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미국의 정책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실질적으로 그것이 북한의 핵 문제라든가 이런 문제에 대처하는 데에서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이 아마 있지 않았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다만 핵 문제에 관해서는 일본과 한국 사이에도 약간의 온도 차이가 있습니다.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피해가 유일하게 있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일본인들이 갖고 있는 핵에 대한 알레르기라는 게 상당히 강해요. 그렇기 때문에 미일 간에도 협의하는 과정에서 일본이 깊숙하게 관여하는 문제에 대해서 반드시 국민적인 지지가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앞으로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 문제가 조금 수면 아래에서 협의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우리가 지나치게 미국이나 일본을 의식해서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좀 더 냉정하게, 냉철하게 분석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 신율> 우리에게 또 필요한 게 있잖아요.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수 문제, 우리나라 전문가들로 구성된 시찰단을 파견하겠다고 얘기를 했는데요. 일단 이 시찰을 한다라는 것, 조 박사님은 도쿄대학에서 학위를 하셨으니까요. 일본어에서 '시찰'은 어떤 의미죠?

◆ 조진구>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하고 똑같은데요.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후쿠시마의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는데 이게 가까이 살고 있는 인접 국가들, 해산물도 먹고 또 어업도 있지 않습니까? 태평양을 돌고 돌아서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정말 국민의 건강이나 안전에 해롭지 않을까 하는 것, 해양 오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우려가 되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거를 어떻게 과학적으로 검증할 것이냐. IAEA 국제원자력기구 안에 TF가 만들어져 있고 그래서 일본과 지금 협의를 하고 있는데, 보고서가 얼마 전에 나왔습니다마는 이것이 안전하다라고 낙인을 찍어주는 확인을 해주는 그런 건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고, 또 우리 정부도 우리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정부 내에도 TF가 있습니다. 또 한일 간의 국장급 회의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정 속에서 좀 더 의문이 나는 부분이 있거나 하는 것에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구할 수 있고요. 다만 이번에 기시다 총리가 말씀하신 것 중에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일본 국민, 한국 국민의 건강 혹은 해양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형태로 방출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했어요. 그런데 이게 어떤 의미인지 좀 더 우리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는 거고,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리 정부의 시찰단이 가서 확인을 하고 협의를 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게 일회성에 그치면 안 될 것이고요. IAEA도 이제 최종적인 보고서를 제출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거든요. 그 뒤에도 모니터링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국민의 감정뿐만 아니라 안전을 위해서라도 일본 측에 대해서 필요한 정보를 계속 요구하고, 미심적은 부분이 있으면 계속 요구하고요. 또 이번에 시찰단을 받은 것도 우리 국민의 이해를 받겠다는 기시다 총리의 의중이기 때문에 그런 의문이 해소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일본 정부하고 협의하고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신율> 그런데 일본 국민들도 거기에 대해서 여러 가지 찝찝하게 생각하는 국민들도 많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 조진구> 그렇습니다. 사실 일본 국민들도 일본 정부하고 도쿄전력에 대해서 신뢰도가 낮은 건 사실이에요. 그러니까 과거에 일본 정부나 도쿄전력이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일본 정부가 지금 공표하고 있는 것, 혹은 도쿄전력이 얘기하고 있는 정보가 정말 100% 신뢰할 수 있는 자료냐 하는 데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IAEA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 또 일본 내 시민단체 시민들도 있고, 주변국의 국가들도 한국뿐만 아니거든요. 특히 태평양 국가에서들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나라들이 연대를 해서 일본이 지금 얘기하고 있는 것이 정말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지. 서로 중첩이 돼서 협력을 해가면서 말 그대로 검증을 다시 한 번 할 필요가 있고,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시찰단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것도 지금부터 아마 연구를 많이 해야 될 겁니다.

◇ 신율> 조 박사님, 후쿠시마 수산물을 일본에서도 안 먹죠?

◆ 조진구> 안 먹는 건 아니에요. 부분적으로 먹죠. 그런데 피해가 실제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안전하다는 게 확인되지 않으면 수입을 재개할 필요가 없어요. 그리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논의가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제가 알기로는 양국 정부가 자국의 입장을 확인하고 하는 데 그쳤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 정부의 시찰단이 가서, 또 IAEA의 보고서라든가 이런 것을 통해서 안전하다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수입을 규제하는 것이 저는 올바르다고 생각을 합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리고 지금 사실 돌아가는 걸 보면 이른바 '신블록화', '신냉전'이라는 단어도 나오지 않습니까? 사실 북중러를 생각을 하면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일본과도 좀 잘 지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닌가, 이런 얘기도 있는데 지금 새로운 국제질서의 구축 과정에서 이 윤석열 정부의 이 외교 노선이 나름대로 어느 정도는 맞는 길을 가고 있다라고 보십니까?

◆ 조진구> 우리가 과거의 냉전과 비교해서 '신냉전'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실제로 중국도 국방력을 강화하고 있고 또 투명성이 많이 결여돼 있어요. 예를 들면 국방비를 어디에 어느 정도 쓰고 있다는 것도 공표는 합니다마는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얻고 있지 못하거든요. 러시아의 경우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임에도 불구하고 유엔 헌장을 위반해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1년 이상 지나고 있지 않습니까? 또 중국의 경우는 핵 전력도 계속 늘려가고 있어요. 아무런 규제가 없을 정도이고 이런 상황에 더해서 북한도 핵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죠. 또 지난해에는 핵 무력 정책을 법제화했어요. 언제 핵무기를 사용하겠다. 원칙이나 조건, 이런 것도 발표를 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가장 현실적으로 북한에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 가운데 군사적인 위협, 핵의 위협을 느끼는 것은 한국과 일본이라고 얘기를 할 수 있어요. 금방 말씀드린 바와 같이 북한의 핵 법제화 가운데 이런 게 있어요. 언제 핵을 사용할 것이냐, 사용 원칙을 규정한 것이 있는데 비핵국가들이 다른 핵무기 보유국과 야합하여 북한에 대해서 침략이나 공격 행위에 가담하지 않는 한 이 나라를 상대로 핵무기를 핵무기로 위협하거나 사용하지 않겠다. 다시 말하면 침략이나 공격 행위에 가담하는 경우 비핵국가, 이게 어떤 나라를 염두에 두느냐 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지만 한국과 일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분명해요. 그리고 다른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것은 미국이고 한일이 미국과 야합해서 북한을 공격할 경우에 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 거거든요. 또 실제로 작년 12월에 일본이 국가안보전략문서 등을 개정을 하면서 반격 능력을 보유하겠다고 얘기를 했어요. 사실상 북한을 가상의 적으로 북한이 일본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그에 대처하기 위해서 일본도 미사일로 북한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겠다는 걸 표시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면 아무리 강한 창이 있다고 하더라도 방패를 뚫을 수 있냐, 없냐. 이런 모순적인 상황에 직면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것들이 조금 동아시아 정세를 불안정하게 할 수 있는 요인도 있어서 앞으로 우리가 심도 있는 검토와 분석을 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신율>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이었습니다.

YTN 신동진 (djsh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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