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 된 '둘리' 27년 만에 영화도 재개봉
[EBS 뉴스]
손가락으로 마법을 부리는 아기공룡, 둘리가 불혹의 나이가 됐습니다.
처음 만화 연재가 시작된 지 올해로 40주년이 된 건데요.
극장판 영화도 27년 만에 리마스터링 돼서 관객들과 다시 만납니다.
황대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빙하 타고 내려와 서울에 산 지 40년째.
아기공룡 둘리는 한국 만화를 대표하는 캐릭터가 됐습니다.
둘리가 발견된 우이천에는 벽화거리가, 고길동 아저씨가 살던 도봉구 쌍문동에는 박물관까지 생겼습니다.
성공적인 캐릭터의 표본으로 명예시민증까지 받은 둘리의 생일은 만화 연재가 시작된 1983년 4월 22일.
지난달에 만 40세가 됐습니다.
1996년 개봉한 극장판 영화도 디지털 복원을 통해 재개봉합니다.
둘리의 첫 등장부터, 타임머신을 타고 우주로 떠나는 모험까지 예전보다 선명한 화질로 돌아왔습니다.
"형아 형아! 고기 고기! (으악 빨리 피해.)"
둘리와 함께 나이를 먹은 독자들 사이에서는 둘리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고길동 캐릭터도 미워할 수 없는 대활약을 펼칩니다.
"마! 내가 홍콩 영화 한두 편 본 줄 알아?"
27년 만에 다시 관객을 만나는 '둘리 아빠' 김수정 감독은 둘리가 오늘날 우리 곁을 찾았다면 더 쉽게 사랑받았을 거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수정 감독 / '아기공룡 둘리' 원작자
"그때만 해도 동물은 그냥 동물이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하나의 가족처럼 반려처럼 하잖아요.
과거가 아니라 지금 둘리가 들어왔다면 고길동 씨와의 관계가 좀 더 원활해지지 않았을까…."
그러면서도 작품을 만나는 순간만큼은 고길동의 편에 선 어른 관객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둘리의 편에 서달라고 했습니다.
인터뷰: 김수정 감독 / '아기공룡 둘리' 원작자
"시간이 지났다고 배신하면 안 되죠. 어쩌다 보니까 둘리보다 길동 씨에게 마음을 뺏겼던 자신에서 다시 한번 길동 씨와 둘리를 동시에 품을 수 있는 이 추억의 시간으로 돌아가 봤으면 이런 바람을 개인적으로 갖게 됩니다."
둘리는 오는 24일 재개봉하는 극장판에 이어 내년에 출간될 만화 후속작으로 다시 독자들 곁을 찾아옵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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