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시대 몸값 높아진 印尼 …"이곳이 포스트 차이나"

김대은 기자(dan@mk.co.kr) 2023. 5. 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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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 맞아 경제협력 모색
니켈 매장량 2100만t 세계1위
현대차 이어 테슬라 진출 추진
韓과 포괄적 경제동반자 체결
금융·IT 국내기업 투자 봇물
"印尼, 가장 빠르게 성장중
생산기지로서 입지 매력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야경. 게티이미지뱅크

"인도네시아는 중국, 베트남의 뒤를 이어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 현지 진출 기업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놓는 전망이다. 거대한 인구가 내수 수요를 뒷받침하는 한편 니켈 등 천연자원을 앞세워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핵심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차세대 시장이자 생산기지로서의 입지를 감안할 때 과거 중국과 베트남에 글로벌 기업들이 몰렸던 것처럼 향후 인도네시아에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가 보유한 가장 큰 잠재력은 2억8000만명에 달하는 인구다.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 규모는 아세안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40%를 차지한다. 전체 인구 중 중위 연령은 30.2세에 불과해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젊고 역동적인 나라로 꼽힌다.

지리적 위치 역시 또 다른 강점이다. 인도양과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한 인도네시아는 '국제 해상무역의 중심'으로 불린다. 미·중 갈등 심화로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주요국들은 인도네시아를 차세대 공급망으로 고려하고 있다. 기업들에 인도네시아가 단순한 생산기지, 거대 시장 이상의 의미가 있는 이유다.

이 같은 장점을 앞세워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기업들을 자국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는 프랑스 광산업체 에라메트와 함께 26억달러를 투자해 니켈 제련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고, 테슬라는 인도네시아와 전기차 생산기지인 기가팩토리 신설을 논의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 투자도 활발하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자카르타 시내에서 2시간가량 떨어진 브카시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짓고 아이오닉5 등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사를 통해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셀 공장도 짓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2025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4억4100만달러를 투자해 할마헤라섬 웨다베이 공단에 니켈 제련 공장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 자동차 점유율이 95%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현대차가 공격적으로 진출한 이유도 인도네시아가 가진 다양한 장점들 때문"이라며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전기차로 일본 업체들을 추격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장희 KOTRA 자카르타무역관장은 "이전에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노동집약적 제조업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연구개발(R&D) 센터도 함께 짓는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막대한 양의 천연자원도 인도네시아의 강점이다. 전기차 핵심 광물인 니켈 매장량이 2100만t으로 세계 1위다. 전기차 공급망에 있어서 인도네시아의 압도적인 위치는 한국에는 기회이자 위기 요소다. 재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계획은 '니켈판 오펙(OPEC)'을 탄생시켜 세계 광물 가격 주도권을 쥐는 것"이라며 "올해 수교 50주년을 맞이한 한국이 남들보다 먼저 인도네시아와의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로 한국과 수교 50주년을 맞는 인도네시아는 아세안에서 유일하게 한국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원자재 개발과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산업단지 및 경제자유구역 설립, 관광 기반시설 투자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양국의 교역 규모는 259억4000만달러로 수교 당시였던 1973년(1억8566만달러) 대비 140배 늘었다.

[자카르타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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