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기술 1번지] 국가연구소대학 UST, 과학기술 인재 양성 요람

정인선 기자 2023. 5. 8.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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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설립…과기정통부 직할 특성화 대학원
30개 국가 연구기관 캠퍼스·교원 1200명 규모
출연연별 전문 교육 학생연구원 논문 성과 우수
UST-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캠퍼스(측정과학) 연구지도 모습. 사진=UST 제공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중국 등의 경제 대국을 중심으로 핵심 인재를 선점하기 위한 전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챗GPT(ChatGPT) 등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비롯해 신약, 바이오·헬스케어 등 미래 유망 기술들에 대한 인력 수요가 높아지면서 고급 과학기술 인재 양성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위치한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는 2003년 설립돼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직할 특성화 대학원이다. 우리나라 과학기술과 경제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공동으로 설립해 국내 유일의 '국가연구소대학'으로서 인재 양성에 앞장서 왔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사진=UST 제공

◇30개 국가 연구기관 캠퍼스·교원 1200명 규모=UST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한국화학연구원(KRICT) 등 과학기술 각 분야를 대표하는 30개 국가 연구기관이 캠퍼스로, 학부 과정 없이 석·박사 대학원 과정만을 운영해 고급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학생들은 출연연의 최첨단 연구장비, 최고 수준의 연구원 교수진으로부터 지도받고 역사에 축적된 연구 노하우를 전수받는 등 일반 대학과 차별화된 교육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출연연 전체 박사급 연구원 약 1만 6000명 중 연구역량이 우수한 약 1200명이 UST 교원으로 임용돼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출연연에서 쌓은 연구 노하우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연구 중심 커리큘럼이 특징이다. UST는 각 분야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인 30개 출연연을 스쿨로 활용하는 만큼, 학생들이 다양한 연구 분야의 전문가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재학 중인 스쿨의 전공 수업뿐 아니라 타 출연연 스쿨에 개설된 강의를 수강하며 보다 폭 넓은 연구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갖추게 된다. 다양한 수업, 전문가와의 소통을 통해 학생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연구 분야를 확장하기도 한다.

UST-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스쿨 연구 모습. 사진=UST 제공

UST 학생들은 전원 국책 연구과제에 '학생연구원'으로 참여하며 학위과정을 밟는다. 학생인 동시에 연구와 연계된 논문 게재 등에 1저자로 참여하며 연구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UST는 학생들이 학업과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학생 전원에게 국내 최고 수준의 학생 인건비(매달 박사과정 180만 원 이상, 석사과정 135만 원 이상)와 등록금 전액(학기에 250만 원)을 지원한다. 연구성과가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출연연의 국제협력 인프라를 바탕으로 하버드대학교, 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미 항공우주국(NASA) 등 전 세계 유수 대학·연구소에서 최대 3개월간 연수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와 비용 일체를 지원하고 있다.

조혜선(왼쪽) UST 교수와 조승희 UST 석박사 통합과정생. 사진=UST 제공

◇논문 제1저자로 참여하며 학문·연구 노하우 습득=이러한 교육·연구 환경은 UST 학생들의 우수한 연구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UST-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스쿨 조승희 박사과정생은 고온 스트레스에 저항하는 작물의 유전자 매커니즘을 규명한 논문을 식물과학 분야 세계 최상위 저널인 'The Plant Cell'(JCR 상위 2.5%)에 게재하는 성과를 냈다. 조 박사과정생의 연구 성과는 향후 기후변화와 사막화로 인한 고온 환경 스트레스를 견디는 작물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UST-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스쿨 한지수 박사 졸업생은 학위과정 중 에너지 저장이 가능한 스마트윈도우 기술을 개발했다. 한 박사 졸업생이 1저자로 참여한 이 논문은 에너지 분야 JCR 상위 1.5% 저널인 'International Journal of Energy Research' 6월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UST-한국표준연구원(KRISS) 스쿨에 재학 중인 이준영 석사·박사 통합과정생은 AI를 초정밀 측정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했다. 이준영 학생은 "박막 인증표준물질을 활용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연구실 환경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학생이 참여한 논문은 측정학 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Metrologia'에 게재됐다.

UST-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스쿨 연구 모습. 사진=UST 제공

이처럼 학생들은 재학 중 각 분야에서 1저자로 참여하며 지도교수와 함께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문적 성취뿐만 아니라 상용화 기술 관련 연구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성과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며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다.

UST 관계자는 "UST 학생들의 성과는 재학 중 국책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전공지식뿐만 아니라 연구현장에서의 핵심 연구 노하우를 함께 습득할 수 있는 고유의 환경 덕분"이라며 "지도교수 외에는 같은 대학원생들로만 이루어진 일반 대학원과 달리, 박사급 전문가 연구 집단인 국가연구기관이 캠퍼스인 UST의 플랫폼적 특징이자,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조승희 학생은 "첨단 연구장비와 인프라, 지도교수님뿐만 아니라 세부 분야별 전문가 박사님들께 다양한 조언과 지도를 받을 수 있었던 환경은 연구역량 향상에 매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23년 전기 학위수여식. 사진=UST 제공

◇졸업생 취업률 92.5% 국내 최고=UST 졸업생들의 높은 전문 역량, 연구 현장 경험 등은 졸업생 취업률로 이어져 2021년 기준(2022년 조사) 내국인 졸업생의 취업률은 92.5%로 국내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박사 졸업생의 경우 약 92% 이상이 연구직군으로 취업하고 있다.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는 UST는 졸업 동문이 교육계(주요 국립·사립대학 전임교원), 연구계(정부출연연구기관 국책 연구 책임자), 산업계(대기업·기술기반 유망 기업 등) 등 과학기술 각계에서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아 가며 그간의 인재 양성 성취와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전경. 사진=UST 제공


김이환 UST 총장은 "UST만의 고유한 플랫폼의 강점, 교원·학생·졸업생들의 노력으로 20년간의 학교 운영 성취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중장기 비전 수립, 교명 변경, 법제도 개선, 지속적 교육체계 개선 등을 추진해 그간의 성취를 발전적으로 잇고 더욱 높은 가치의 명문대학원으로 도약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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