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스쿨존 참변' 대낮 만취운전 60대 전직 공무원 31일 재판

방 씨, 조사과정서 "기억 나지 않는다"…"아이 치지 않으려 노력" 진술 번복

대전 서구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4명의 초등학생을 덮쳐 1명을 숨지게한 운전자가 지난달 10일 대전 서구 둔산경찰서에서 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최은성 기자

대전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배승아(9) 양을 치어 숨지게 한 60대 전직 공무원에 대한 재판이 이달 말 시작된다.

8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는 3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등에 관한 법률, 도로교통법 등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방모(66) 씨에 대한 첫 재판을 심리한다.

경찰에 체포된 직후 사고 관련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방 씨가 검찰 송치 과정에서 당시 아이들을 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진술을 번복한 만큼 혐의를 인정할지가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 씨는 지난달 8일 오후 2시 20분쯤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교차로 스쿨존에서 차를 몰다 제한속도(30㎞/h)를 넘는 42㎞/h 속도로 연석을 들이받고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인도를 걷던 배 양을 숨지게 하고 함께 있던 9-12세 어린이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당시 방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기준(0.08%)을 웃도는 0.108%로 나타났다. 그는 이날 낮 12시 30분쯤 중구 태평동의 한 식당에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한 뒤 사고지점까지 5.3㎞ 가량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 씨는 체포 직후 "소주 반병을 마셨다"고 말했으나 경찰조사에서 소주 1병 이상 마신 것으로 밝혀졌다.

배 양은 이날 엄마가 일을 나간 뒤 친구와 생활용품점을 들르는 과정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