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를 달아주세요"…대전시 장애예술인 전시공간·일자리 지원 미흡

최다인 수습기자 2023. 5. 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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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지역 발달장애 화가 차동엽 군(19)의 어머니 손천옥(51) 씨는 장애예술인의 전시 공간 마련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이런 가운데 대전시는 장애예술인들의 '전시공간' 마련과 이들의 '창작물 우선구매 제도' 적용에 대해선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차 군의 어머니 손 씨는 "장애예술인의 재능을 지켜봐 주는 '눈'이 지금보다 많아져야 우리 아들과 같이 꿈을 찾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라며 "예술인으로서의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을 확대하면서 (장애예술인들에게) 날개를 달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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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예술인 전시공간 사실상 전무, 창작물 우선구매 제도 적용도 더뎌
경기도 '누림Art&work' 사업 통해 작품 임대료 70% 지급 등 예술활동 지원
장애예술인계 "전시 기회 확대 등 예술인으로서의 동력 갖게 해줘야"
대전시 전경. 대전일보 DB
지난해 9월 CGV 대전점에서 열린 발달장애 화가 차동엽 군의 'BUS TO YOU: 너에게 가는 버스' 전시회. 사진=블룸워크 제공

"전시 기회가 많아져서 우리 아이처럼 꿈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대전 지역 발달장애 화가 차동엽 군(19)의 어머니 손천옥(51) 씨는 장애예술인의 전시 공간 마련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어렵게 가진 전시 기회가 없었다면 화가라는 직업을 가지기 어려웠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지역 내 예술가들의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전시는 장애예술인들의 '전시공간' 마련과 이들의 '창작물 우선구매 제도' 적용에 대해선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 시 등에 따르면 지역에 등록돼 있는 장애인은 2021년 기준 7만 2849명이다. 이 중 등록 장애예술인은 52명으로, 미등록 장애예술인들을 포함한다면 100여 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역에서 복지관 등의 공간을 제외하면 장애예술인들을 위한 전시공간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이다.

농아인 전문기관인 대전시립손소리복지관의 경우 올해 3회에 걸쳐 장애예술인 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지만, 일부 전시회는 복지관 이용자만 참여할 수 있다.

대전문화재단에서 1-2회 정도 열리는 장애예술인 전시회도 재단의 지원 대상으로 참여가 한정돼 있는 상황이다. 몇 없는 전시 기회마저 참여가 제한되고 있다는 얘기다.

발달장애 화가인 차 군은 지역의 시내버스에 유독 애정을 보여 관련된 그림을 줄곧 그려왔지만, 전시 기회가 찾아오기 전까지는 직업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지난해 첫 개인전을 열기 전까지 자신의 재능을 드러낼 기회가 없어 일자리에 대한 방황이 있었던 것이다. 그는 지난해 사회적 기업에서 제공한 장소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고, 이로써 화가라는 직업에 확신을 갖게 됐다.

이처럼 누군가 작품 활동 공간을 열어줘야 예술인으로서의 동력이 생길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예술 활동에 따른 기본적인 소득을 영위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어렵게 전시회에 참여한다 해도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마저도 참여하지 못하면서 소득을 얻는 건 소위 꿈 같은 일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전시가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 제도 시행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3월 정부와 지자체 등의 공공기관이 창작물을 구매할 경우 총액의 3% 이상 장애예술인 작품을 우선 구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전시는 미술관, 박물관 등에게 공문을 보내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작품 구매와 전시를 할 수 있는 미술관 등 기관이 있기 때문에 제도에 따라 구매할 수 있도록 조치한 상태"라며 "매년 1월 말에 구매 실적을 제출하라는 문체부 지침에 따라 각 기관이 작품 구매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공문을 받은 미술관 등은 문체부에서 주관하는 설명회를 총 2회 들은 상태이지만, 제도 적용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미술관의 조례 정비가 진행되면 그에 따라 작품 구매 기간도 변경돼 제도 적용 시일이 불확실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반해 경기도는 대전과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이하 누림센터)는 지난달 20일 장애예술인 소득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일자리 지원사업(누림Art&work)을 지자체 최초로 시작했다.

공모를 통해 장애예술인들의 작품을 받으면 수요 기관인 관공서가 전시품을 선택해 도에 임대료를 지급하는 식이다. 임대료 중 70%는 장애예술인에게 돌아간다. 지자체가 적극적인 태도로 장애예술인 일자리 지원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차 군의 어머니 손 씨는 "장애예술인의 재능을 지켜봐 주는 '눈'이 지금보다 많아져야 우리 아들과 같이 꿈을 찾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라며 "예술인으로서의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을 확대하면서 (장애예술인들에게) 날개를 달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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