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35개 태운 옥천 산불…블랙박스에 딱 걸린 '담배꽁초'
【 앵커멘트 】 지난달 충북 옥천군에서 발생한 산불로 축구장 35개 면적의 산림이 탔습니다. 당시 인근에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와 CCTV에 한 낚시꾼이 담배를 피우는 듯한 모습이 고스란히 찍히면서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었습니다. 김영현 기자입니다.
【 기자 】 호숫가 주변에서 검은색 차량이 빠져나가자 수풀 사이에서 희뿌연 연기가 치솟습니다.
인근 사람들이 놀란 듯 사방으로 뛰어다닙니다.
이 모습을 목격한 주민이 차를 타고 현장에 도착해 소화기로 불을 끄려 했지만 불길은 이미 주변 산으로 번졌습니다.
▶ 인터뷰 : 김종운 / 충북 옥천군 군북면 이평2리 이장 - "소화기를 가지고 진화를 했는데 안 되는 거예요. 사람들한테 피하라고…. (불이) 위에까지 타고 올라가는 거예요."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이곳에서 시작된 불은 31시간 동안 마을 4곳의 산림 25헥타르를 태웠습니다."
축구장 35개에 달하는 면적입니다.
현장 조사에 나선 군청 직원이 인근에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산불 원인이 될만한 단서를 찾았습니다.
주차된 차량 옆에서 한 낚시꾼이 담배를 피우는 듯한 모습을 발견한 겁니다.
옥천군은 해당 영상을 경찰에 보내 포렌식 분석을 요청했고, 차량 번호판을 확인해 40대 낚시꾼 2명을 실화 용의자로 특정했습니다.
▶ 인터뷰(☎) : 옥천군 관계자 - "담배를 피웠고 담배꽁초는 한 사람은 비닐봉지, 한 사람은 캔에다 넣었다고 하는데…. 그러면 불은 어떻게 껐느냐? 둘 다 그 부분을 대답을 못 해요."
통상적으로 산불은 실화로 추정되더라도 발화자를 잡기 어려운데, 인근 CCTV와 차량 블랙박스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옥천군 특별사법경찰은 해당 낚시꾼 2명을 산림보호법위반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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