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 조선소 외국인 투입 성급했나… 현장서 커지는 불협화음

이상현 2023. 5. 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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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잇따라 투입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불협화음만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조선소 현장에 투입된 외국인 노동자 중 일부는 업무숙련도가 부족해 생산공정에 오히려 방해가 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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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외국인 노동자들의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일할 인도네시아 출신 선박 용접 전문인력 41명의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조선소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잇따라 투입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불협화음만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숙련도가 낮은 외국인 노동자들로 인해 오히려 작업에 지장을 주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 노동자와의 갈등까지 벌어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조선소 현장에 투입된 외국인 노동자 중 일부는 업무숙련도가 부족해 생산공정에 오히려 방해가 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의 한 조선소 관계자는 "이주노동자는 케이블 정리는 곧잘 한다"며 "하지만 용접은 처음이고 취부(선박의 선체,배관,기타 선박 의장품들을 설계도면과 실제의 위치에 용접등을 통해 조립·부착 하는 일) 작업은 의사소통이 안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이주노동자 여러명과 한 팀을 이루고 있어도 실제로 일하는 사람은 조장 한 명 뿐이고 이주노동자가 일을 알맞게 하고 있는지 관라하는 탓에 작업자인지 관리자인지 헷갈릴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국 노동자들과 이주 노동자들간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또다른 조선소 근로자는 "한국인 상급자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욕설과 인격모독을 하면서 일을 시키고 있는 것을 봤다"며 "언제 무슨일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한마디 한마디가 도를 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노동자들로 인한 사회문제도 커지고 있다. 이달 통영경찰서에 따르면 조선소 등에 투입된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서 마약이 유통되다 적발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4월 산업통상자원부와 법무부는 조선소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특정활동(E-7)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고 외국인 근로자를 꾸준히 조선소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외국인력 총 2000여명이 조선업 현장에 투입됐고, 올해 1월과 3월에도 삼성중공업과 HJ중공업에 각각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국적의 외국인 인력이 수혈됐다.

하지만 조선업계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관리나 업무 교육 등 기본적인 절차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를 위해 회사에 이주노동자 TF(태스크포스) 구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주요 조선소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무더기로 이탈하는 사례도 있었다"라며 "이대로라면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고 생산품질도 악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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