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민자 ‘신속 추방’ 정책 종료 임박… 접경도시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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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은 밤에 무너진 골판지 상자 위에서 잠을 자고, 낮에는 그늘을 만들기 위해 울타리에 시트지를 붙인다. 건강한 남자들은 일자리가 있다고 알려진 (미국) 휴스턴, 덴버, 올랜도로 가기 위해 버스비를 달라고 한다. 어린아이들은 음식을 찾고 거스름돈을 구걸하며 골목길을 배회한다."
이민자 '신속 추방' 정책 종료를 앞둔 텍사스주 접경 도시에 이민자들이 밀려들고 있다.
이 조치가 발동된 2020년 3월부터 최근까지 250만명이 넘는 이민자가 미국에서 신속 추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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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 방지 명분으로 시행
3년간 250만여명 망명 기회 잃어
대규모 미국행 이민자 유입 예상
남부 국경지역에 병력 추가 배치
멕시코 접경지엔 비상사태 선포
대책 마련 불구 혼란 불가피할 듯
“가족들은 밤에 무너진 골판지 상자 위에서 잠을 자고, 낮에는 그늘을 만들기 위해 울타리에 시트지를 붙인다. 건강한 남자들은 일자리가 있다고 알려진 (미국) 휴스턴, 덴버, 올랜도로 가기 위해 버스비를 달라고 한다. 어린아이들은 음식을 찾고 거스름돈을 구걸하며 골목길을 배회한다.”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전한 미국 텍사스주 국경 도시 엘파소의 최근 며칠 풍경이다.
차량 돌진 사고… 이민자 8명 사망 미국 과학수사요원이 7일(현지시간) 텍사스주 국경도시 브라운스빌의 이민자 보호소 앞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사고 현장 유류품 등을 촬영하고 있다. 이민자 신속추방 정책인 타이틀 42 종료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이날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이 버스 정류장을 덮치면서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 등 8명이 숨지고 최소 10명이 다쳤다. 브라운스빌=로이터연합뉴스 |
3년 만에 타이틀 42 효력이 종료되는 11일을 앞두고 대규모 미국행 이민자 유입이 예상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남부 국경에 병력을 추가 배치하고, 해당 주 주지사·시장들과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부작용 최소화에 나섰다. 하지만 폭증할 이민자의 규모를 감안하면 혼란을 피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NYT는 미국과 맞댄 멕시코 시우다드 후아레스에 3만5000명, 티후아나에 1만5000명의 이민자가 대기하고 있고, 다른 멕시코와의 접경에 수천명이 모여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11일부터 매일 1만3000명의 이민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평상시(약 6000명)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정부는 이민자 급증에 대비해 임시시설을 짓고 인력을 고용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실제 국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텍사스와 멕시코 접경 도시인 브라운스빌, 라레도, 엘파소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공화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정책을 맹렬히 공격하며 대선 이슈로 띄울 모양새다.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 때의 이민정책을 되살리기 위한 법안도 추진 중이다.
밀집한 행렬을 덮친 사고는 미국의 이민자 급증에 대한 불만과 불안을 키운다. 이날 텍사스 브라운스빌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이민자 보호소 앞 버스정류장으로 돌진해 8명이 사망하고 최소 10명이 다쳤다. CNN 등에 따르면 대부분이 베네수엘라 국적으로 알려진 피해자들은 길가 연석을 따라 앉아 버스를 기다리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보호소는 브라운스빌에 있는 유일한 야간 쉼터로, 연방 구금시설에서 풀려난 이민자들이 거주지를 마련할 때까지 받아주는 임시 수용시설이다.
차량 운전자는 사고 직후 경찰에 체포돼 구금된 상태로, 당국은 사고가 고의인지 우발적인지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넘겨진 운전자는 횡설수설하며 다른 이름을 대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이라 경찰은 지문을 채취해 정확한 신원 확인에 나서기로 했다. 목격자들은 운전자가 빨간불을 무시하고 차를 몰아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덮치는 장면을 봤다고 말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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