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장 "미중 갈등 완화 분위기 훼손... 미국 반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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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8일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에게 "미국 측의 언행이 중미 관계를 손상시켰다"며 '미국의 반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중 간 고위급 소통이 재개되려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적대적 정책을 철회 또는 완화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면서 미국을 압박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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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8일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에게 "미국 측의 언행이 중미 관계를 손상시켰다"며 '미국의 반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중 간 고위급 소통이 재개되려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적대적 정책을 철회 또는 완화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면서 미국을 압박하고 있는 모습이다.
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 부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번스 대사와 회동을 하고 "중미 관계는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큰 의미가 있다"며 운을 뗐다. 그러나 곧바로 "최근 미국의 잘못된 언행이 모처럼 마련됐던 중미 관계 개선 추동력을 훼손하면서 양국 사이가 다시 얼어붙었다"고 날을 바짝 세웠다.
친 부장이 언급한 '모처럼 마련됐던 중미 관계 개선 추동력'이란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을 뜻한다. 당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으로 두 나라는 잠시나마 긴장 완화 국면에 들어섰다. 하지만 올해 2월 초 중국 정찰풍선 격추 사건이 터지면서 같은 달 5, 6일로 예정됐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이 취소됐다. 미중 관계가 다시 경색된 가운데, 지난달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은 양국 사이에 군사적 긴장까지 고조시켰다. 모두 미국이 도발한 것이며, 그 결과 긴장 해소 기회를 놓쳤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특히 친 부장은 "두 대국이 서로 함께 지내기 위해 지켜야 할 '레드 라인'이 있다"며 "대만 문제를 올바르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공허하게 만드는 것과 대만 독립·분열 세력에 대한 지지를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최근 중국에 고위급 소통 재개를 거듭 제안하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번스 대사는 3일 한 대담 자리에서 "우리는 중국과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미중 경제의 완전한 '디커플링'(분리)은 두 국가 모두에 재앙"이라고 했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우리는 중국과 무역을 중단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며 긴장 완화를 위한 제스처를 보였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 호응하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항상 말과 상반된 행동을 해 왔다. 중미 관계를 개선하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치적 의지가 의심스럽다"며 미국 고위 관리들의 발언을 평가절하했다. 고위급 소통 재개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중국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내려놓는 게 대화 재개의 전제라는 기존 주장만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중국이 정찰풍선 사건에 대한 미 당국의 조사 결과 발표를 본 뒤 미국과의 대화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달 "중국 정부가 미국의 정찰풍선 사건 조사 결과에 따른 미국의 조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 일정을 다시 잡기 어렵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미 영공 침범' 논란이 재점화할 경우, 미중 대화 재개 동력도 다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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