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부담 갖지 말라" 기시다 "맡겨달라"…'과거사 유감' 뒷얘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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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7일 내놓은 '과거사 유감' 표명은 전적으로 본인 결정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시다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에 어떻게든 화답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전 조율이 없던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과의 소인수 회담에서 먼저 과거사 문제를 거론한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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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사죄 없었다' 비판에는 "100% 만족 못해도 바라는 방향 진행"
(서울·도쿄=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박성진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7일 내놓은 '과거사 유감' 표명은 전적으로 본인 결정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시다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에 어떻게든 화답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기시다 총리의 과거사 발언 수위뿐 아니라 언급 여부조차도 사전에 조율하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갈 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앞둔 지난 3일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을 만나 기시다 총리의 '호응 조치'를 바라는 국내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한다.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의 강제징용 해법에 호응해 과거사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해야 한다는 국내 일각의 요구를 상기시킨 것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아키바 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오히려 "기시다 총리에게 너무 부담 갖지 말라고 전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가 "한일관계 개선을 주도한 윤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을 높이 평가하며, 이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마음으로 이번 답방을 결심하게 됐다"는 메시지를 아키바 국장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전달해 온 뒤였다.
이후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양국 참모진 간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기시다 총리가 "마음이 아프다"는 표현을 포함한 과거사와 관련한 일련의 발언을 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국 방문 직전이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내 비판 여론에도 한일 관계를 중시하는 자세를 굽히지 않는 윤 대통령에 대해 정상회담에서 어떻게 호응할지 기시다 정권 내에서 협의가 이뤄졌다.
기시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는 것에 더해 "마음이 아프다"는 표현을 포함해 일련의 발언을 '개인의 생각'으로 전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이후 실무 차원에서 그동안 국회 답변 등과 일관성에서 어긋나지 않는지 등을 확인하는 작업이 진행됐으며 최종적인 표현 방식이 정해졌다.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 대해서는 한일 외교당국 간에 사전 조율이 없었으며 기시다 총리가 정상회담 당일인 7일 윤 대통령과의 소인수 회담에서 처음으로 이 발언을 직접 한 것으로 보인다고 NHK는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국 측도 놀랐던 것 같다. 미래 지향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면 하자는 기시다 총리 자신의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전 조율이 없던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과의 소인수 회담에서 먼저 과거사 문제를 거론한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고, 제3자 변제를 골자로 한 한국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에 감동했으며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어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한국이 얘기를 꺼내거나 요구한 바 없는데 먼저 진정성 있는 입장을 보여줘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날 브리핑에서 전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에게 사죄와 반성을 더 강하게 요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기시다 전 총리가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며 "당장 100% 만족하지는 못해도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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