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간호조무사 교사들 "복지부는 간무사협 대변인 노릇 그만"
"복지부는 간호조무사협회 대변인 노릇 그만하고, 전문대에 간호조무과 설치는 교육부가 막아야 합니다."
간호조무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인 전국직업계고 간호교육교장협의회와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 한국간호학원협회 등 소속 회원 40여 명이 8일 세종시의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앞에 모여 이같이 외쳤다.
김희영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장은 이날 "복지부는 간호조무사협회 대변인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복지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간호조무사협회는 간호조무사 양성기관과는 단 한 차례의 협의도 없이 '학력 제한'이라는 가짜뉴스로 전문대 간호조무과를 주장하는데, 복지부는 이들의 의견만 정책에 반영해 간호조무사의 자격 요건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며 "복지부는 간호조무사협회 대변인 역할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전국직업계고 간호교육교장협의회,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 한국간호학원협회가 이날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는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변인인가?"
가짜뉴스로 '사회적 약자' 때리는 보건복지부는 각성하라!
'사회적 약자를 찾아내어 약자 복지를 실현하겠다.'는, 듣기 좋은 말로 홈페이지를 꾸며놓은 보건복지부, 하지만 오늘 우리는 강자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는, 강자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공무원의 중립 의무 따위는 개에게나 줄 것 같은, 가짜 뉴스를 만들어서라도 약자를 짓밟고 강자의 이익에 봉사하는 보건복지부를 고발하려 합니다.
1. 보건복지부는 왜 직접 선수가 돼 간호조무사협회를 위해 뛰어다닙니까?
간호법 제정을 두고 거대 이익단체들의 손익계산과 수 싸움이 한창인 이때, 보건복지부는 과연 어떤 자세로 일해야 합니까? 어떤 주장이 국민의 안전과 국가·사회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길인지 판별하고, 비록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 길로 매진해 나가야, 국민의 세금으로 받는 월급이 부끄럽지 않지 않겠습니까?
그만한 능력도 배포도 없다면, 최소한 두 집단 사이에서 중립이라도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도 보건복지부는 스스로 싸움의 당사자가 돼, 이익단체인 대한간호조무사협회를 위해 간호조무사 양성기관인 특성화고를 비하하고, 동료로서 일해야 하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갈라치기 하며 극한의 싸움을 주동하고 있습니다.
2. 우리는 학력 차별, 학력 과잉, 직업교육 붕괴를 가져올 간호조무사 자격 기준 변경을 반대합니다.
전국직업계고 간호교육교장협의회와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 (사)한국간호학원협회는 4월 11일 정부·여당이 간호법 당·정 중재안을 발표한 이후, 전문대 간호조무과 설치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간호조무사 자격 기준' 변경의 문제점을 일관되게 지적해왔습니다. 그런데도 보건복지부는 간호조무사 양성기관인 전국의 특성화고 교사와 교장단, 직업교육 관계자들의 목소리는 철저히 외면한 채 이익집단인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옹호했습니다.
3. 보건복지부는 국가의 미래, 어린 학생과 그들의 교육에 대해서는 눈꼽만큼의 걱정도 없습니까?
4일 30일,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치꾼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곽지연을 찾아가 '간호조무사의 학력 상한을 두는 법 규정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나라의 장관이 어떻게, 간호법의 어디에도 없는 간호조무사 자격 기준 '학력 상한' 운운의 근거 없는 말을 퍼뜨리며, 자신의 권한 밖인 법률 개정을 공언할 수 있단 말입니까? 명백한 월권이요, 어불성설입니다.
한술 더 떠, 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5월 4일 전문기자단과의 인터뷰 형식을 빌려, '간호조무사 면허 취득을 위한 학력 상한을 고졸로 못 박았다', '특수고 교장 대부분이 간호사 출신이다.' 는 등의 가짜뉴스를 퍼뜨렸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간호법의 해당 조문에서 '고졸 이하'라는 말은 눈 닦고 찾아봐도 없고 실제로 임상간호조무사의 70%에 가까운 수가 대졸자이며, 간호조무사는 면허를 받는 것이 아니라 자격증을 받는 겁니다. 간호교육을 하는 학교는 특성화고이지 특수고가 아니며, 간호교육 교장단 중에 간호사 출신인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간호 정책을 주무하는 담당자가 이런 기본적인 사실조차 몰랐다면 무능의 극치이고, 알고도 일부러 그랬다면 참으로 경악스러운 일입니다.
4. 대한민국 보건복지부 공식 페이스북이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기관지입니까?
우리 협의회가 2023년 5월 1일부터 7일까지 전국의 현직 간호조무사 1806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4.4%인 1783명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환자의 곁을 지키겠다고 응답했습니다. 현장 간호조무사들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렇게 자기 직분을 다하려 애쓰는데, 간호 정책 책임자인 보건복지부는 대한민국 보건복지부 공식 페이스북 개정에 '간호법안에 간호조무사 차별조항이 있나요?'라는 갈라치기 질문을 만들어 '간호조무사 학력을 고졸 이하로 제한하고 있습니다'라고 답변을 달아 놓았습니다.
더욱 기가 막힌 건 중립을 지켜야 할 정부가 앞장서서 '간호조무사들은, 간호사단체가 단 한 차례의 회의조차 거부하고, 자신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만든 차별적 법안이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라며 일방적으로 '간호조무사협회'의 주장만 게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5. 보건복지부 장관은 숨지 말고, 간호조무사 양성 공교육 기관인 전국 특성화고 교장과 교사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야 합니다.
어떻게 정부가 앞장서서 간호조무사와 간호사를 적대관계로 내모는 저런 내용을 공식 채널에 게재할 수 있습니까? 간호사단체는 물론, 간호조무사 양성 교육기관인 특성화고가 정식으로 보건복지부에 전달한 내용은 어디다 다 갖다 버렸습니까? 5월 1일, 전국 직업계고 간호교육교장단과 고등학교 간호교육협회는 간호조무사 자격 변경과 관련된 특성화고의 우려를 직접 전달하고자, 공식 문건으로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장관님, 간호정책과장님, 이런 글을 올릴 시간은 있으면서 전국의 교육기관의 교장들이 요청한 간담회 공문에 대해서는 왜! 묵묵부답입니까?
우리는 요구합니다.
1. 보건복지부는 특정 기관의 이익에 봉사하기 위해 공교육 기관과 교육자들을 비하한 것에 대해, 분명히 사과하라.
1. 보건복지부는 거짓 뉴스를 양산하며 간호조무사와 간호사를 갈라치기 하는 선동을 즉각 멈추라.
1.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가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변인이냐! 보건복지부는 간호조무사 자격 기준 변경 시도를 즉각 멈추라.
1. 보건복지부는 지금이라도 간호조무사 양성기관의 의견을 경청하고 교육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부와 협의하는 절차를 밟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3년 5월 8일
전국직업계고 간호교육교장협회의, 고등학교 간호교육협회, 한국직업교육학회, 한국가사·실업교육학회, 전국가사·실업계고등학교교장회, 대한상업교육회, 대한공업교육학회, 한국공업고등학교교장회, 한국농업교육협회, (사)한국중등직업교육협회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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