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기시다, 사견 선긋고 사과도 없어…빈 손 회담" 규탄

CBS노컷뉴스 박희영 기자 2023. 5. 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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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박 2일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고 출국한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이번 회담을 "한마디 사과 표명도 없는 '빈 손' 회담"이라고 혹평했다.

강제동원시민모임 이국언 이사장은 "일본 총리로서 공식적인 사과라고도 볼 수 없고, 강제동원을 기본적으로 부정하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두고 애매모호하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며 "사죄라고 하는 건 기본적으로 사실 인정을 바탕으로 어디서 무슨 일이 있었고 누가 어떻게 고통을 당했으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냐는 것이 기본적으로 밝혀져야 하는데 기시다 총리의 발언을 보면 연민을 표현한 것일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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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일정을 마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박 2일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고 출국한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이번 회담을 "한마디 사과 표명도 없는 '빈 손' 회담"이라고 혹평했다.

8일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입장문을 내고 "'셔틀외교' 복원이라는 말만 무성한 채 기대했던 일본의 '화답'은 이번에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하게 된' 사람들이 '불법행위'로 인한 강제동원 피해자인지, 단순한 생계형 노동자인지, 강제동원의 주체가 일본정부인지 누구인지조차 밝히지 않은 모호한 표현으로 어물쩍 넘어가려는 태도는 참으로 치졸하기 짝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회담의 관건은 일본이 진정성 있는 사죄와 반성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여부였다"며 "하지만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한 번 더 반복하는 데 그쳤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인 7일 윤석열 대통령과 올해 두번째로 진행한 한일 정상회담에서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개인적인 입장을 전제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는 유감을 표명했지만, 국내 비판 여론을 무릅쓰고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변제' 방안을 내놓은 우리 정부가 기대한 '성의 있는 호응'에는 못 미쳤다.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는 '반성과 사죄' 표현이 빠진데다, '미래 세대에게 사죄의 숙명을 지게 할 수는 없다'는 2015년 8월 아베 담화까지 포괄하는 것이어서 진정한 사과가 아니라는 비판이 나온다.

강제동원시민모임 이국언 이사장은 "일본 총리로서 공식적인 사과라고도 볼 수 없고, 강제동원을 기본적으로 부정하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두고 애매모호하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며 "사죄라고 하는 건 기본적으로 사실 인정을 바탕으로 어디서 무슨 일이 있었고 누가 어떻게 고통을 당했으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냐는 것이 기본적으로 밝혀져야 하는데 기시다 총리의 발언을 보면 연민을 표현한 것일뿐"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의 역사인식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과거사 인식 문제는 진정성을 갖고 하는 것이 중요하지 일방의 상대에게 요구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해서 미래 협력을 위해 한발짝도 내디뎌선 안 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민족문제연구소 김영환 대외협력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역사 인식은 마치 과거사 문제의 정당한 해결이 미래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출발한다"며 "2018년 대법원 판결을 한일 관계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통해) 마치 자기가 역사 문제를 다 해결하는 것처럼 나서는 건 대단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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