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김남국 `코인 리스크`, 태풍 될 수 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코인 논란'이 정치권을 강타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해 1월과 2월 사이에 가상 화폐 위믹스 코인을 최고 60억원 가량을 보유했고 2월 말과 3월 초 사이에 전량 매도해 인출했다고 알려진다. 매도한 시점은 거래실명제가 도입된 지난해 3월 25일 이전 시점이라고 한다.
김 의원이 코인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 발표한 입장문에 따르면 2016년부터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고 한다. 김 의원이 '정치 생명'과 '전 재산'을 걸고 관련된 의혹에 대해 해명하겠다고 하므로 사태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텐데, 코인 리스크로 인한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송영길 전 대표의 돈 봉투 리스크로 당의 지지율이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설상가상이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2~4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유선포함 무선전화 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9.2%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국민의힘 35%, 더불어민주당 32%로 오차범위 내 차이지만 국민의힘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났다. 한 주 전 조사와 비교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포인트 올라갔고 민주당은 5%포인트나 내려왔다. 김 의원의 '코인 리스크'가 간단하게 보이지 않는 국면이다.
우선 법적인 의혹이다. 김남국 의원이 투자한 가상 화폐는 국회의원 재산 신고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수십억 원대의 코인 재산이 있다고 하더라도 국회의원 재산 등록에 포함시켜야 할 이유는 없다. 그렇지만 가상 화폐 투자와 수익 그리고 현재의 보유 상태에 대한 부분은 철저하게 규명될 필요가 있다. 김 의원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주식 투자 수익으로 가상 화폐에 투자했다고 하는데 투자금에 대한 원천 출처가 어떻게 되는지 해명될 필요가 있다. 2016년부터 가상 화폐에 투자했다면 국회의원이 되기 전인데 어떤 금전적 수입이 있어 주식에 투자를 했고 그리고 그 수익으로 코인 투자를 했는지 밝혀져야 한다.
또 하나는 전량 매도를 했다고 알려진 시점이다. 전량 매도한 이후로부터 불과 2주일 만에 거래실명제가 도입되었는데 매도와 거래실명제 도입이 어떤 관계성이 있는지 여부도 규명돼야 한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코인을 전량 매도해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왜 국회의원 재산 신고에 등록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재산신고 등록 의무가 없는 자산에 전량 재투자했다면 몰라도 말이다.
두 번째는 코인 투자와 관련한 '국회의원 행보'에 대한 지적이다. 김 의원은 다량의 코인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21년 국회의 코인 등 가상 자산에 대한 과세를 유예하는 법안의 공동 발의자로 참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해 충돌에 대한 부분이 지적되자 김 의원은 코인 보유와 법안 발의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고 알려진다. 그런데 같은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법안 발의에 공동으로 참여한 것이라면 굳이 자신에게도 법안의 결과가 영향을 미칠 것을 감안했다면 참여하는 게 타당했을까.법안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법 적용을 받겠지만 적어도 국회의원의 윤리성이나 도덕성에 비판을 받을만한 소지를 남기진 않았을 텐데 말이다.
또 하나 역시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의해 밝혀진 내용인데, 김 의원은 지난 2020년 12월 21일 국회의원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민형배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2명과 함께 대표 발의했다고 한다. 그냥 법안 발의 의정 활동으로만 본다면 왕성한 활동에 박수를 쳐줄 일이지만 대량의 코인 보유를 머릿속에 떠올리면 서로 상충하는 행보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세 번째는 가장 치명적인 '정서적 여론 파장'이다. 코인 리스크의 중심에 서 있는 김남국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으로 인식된다. 게다가 당의 대표적인 MZ세대 청년 정치인이다. 방송을 통해 그리고 의정 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이미지 관리를 해 온 정치인이다. 종종 한동훈 장관과 설전으로 진영 내에서 팬까지 보유한 정치인으로 인식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량의 코인 자산 보유자면서 경제적으로 궁핍한 처신을 해 온 모습은 도무지 대중들이, 그리고 가상 화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2030 MZ세대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장면이다. 그래서 김남국 '코인 리스크'는 미풍이 아니라 점차 태풍이 되어갈 이슈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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