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美 텍사스 쇼핑몰 총기난사 현장은 생지옥"

박영서 2023. 5. 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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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댈러스 교외 쇼핑몰 총기 난사로 숨진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십자가를 만들고 있습니다. EPA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州) 댈러스 교외의 한 쇼핑몰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8명이 희생되고 7명이 다쳤습니다. 현장에서 사살당한 총격범까지 포함하면 모두 9명이 사망했습니다. 사건 당시 아수라장이었던 현장 목격담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습니다.

7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토요일인 지난 6일 오후 3시 36분께 댈러스 외곽 소도시 앨런의 한 프리미엄 아웃렛 매장에서 총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은색 세단 승용차에서 내린 한 괴한이 사람들을 상대로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 현장에서 6명이 숨졌습니다. 부상한 9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옮겨진 부상자들의 연령대는 5∼61세입니다. 이 가운데 2명이 곧 사망했고 7명이 현재 수술 등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3명은 위중한 상태입니다. 출동한 경찰관들이 교전 끝에 범인을 사살했습니다. 총격범까지 포함하면 사망자는 총 9명입니다.

희생자 가운데 한인교포 일가족 3명이 포함됐습니다. 30대 한국계 부부 조모씨와 강모씨, 이들의 3세 아이가 총격에 맞아 숨졌습니다. 부부의 다른 자녀인 5세 아이는 크게 다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범인은 댈러스부근 모텔에 묵고 있던 마우리시오 가르시아(33)로 밝혀졌습니다. 당국은 아직까지 그가 왜 총격을 퍼부었는지를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총기 난사가 벌어지면서 주말을 맞아 쇼핑을 즐기던 시민 수백명이 일제히 건물 밖으로 대피하면서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목격자들은 어린이를 포함한 다수의 희생자를 봤으며, 경찰관과 쇼핑몰 경비원 등이 의식 없는 상태로 쓰러진 모습도 목격됐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쇼핑몰 통로 곳곳에는 흰색 천으로 덮여있는 시신이 여러 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NN이 입수한 사진 속에는 총격범으로 보이는 남성이 AR-15류의 총기를 옆에 두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검은색 방탄복을 입었고, 가슴에 둘러맨 장비에 여분의 탄창을 여러 개 장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쇼핑몰 앞 주차장에서 간신히 차를 타고 빠져나왔다는 킴벌리 블레이키는 "총격이 계속해서 일어났다. 끊이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그는 총소리를 듣자마자 딸과 함께 자신의 차로 전력 질주해 운전하기 시작했는데, 당황한 나머지 차를 총격범 쪽으로 몰았다가 반대 방향으로 다시 돌리면서 총알 두 발이 차에 맞았다고 말했습니다. 극도의 공포감 속에 집까지 직행하는 바람에 타이어가 펑크 나서 경고 알람이 켜진 것도 몰랐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생존자 킹슬리 에제는 사건 당시 쇼핑몰 안에서 걷던 중 뒤쪽에서 사람들이 갑자기 뛰어왔고, 한 남성이 목을 움켜쥐고 있는데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에제는 경찰이 현장을 모두 정리하기 전까지 한 시간가량 가게 뒤편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숨어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 확산한 영상을 보면 총격범이 쇼핑몰 앞에 주차한 차량에서 내려 곧바로 인도에 선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고, 이를 촬영하던 이가 차를 몰고 현장을 떠날 때까지 총 30∼40발가량의 총성이 들립니다. 순찰차 30여대가 상가 입구를 막아서고, 구급차가 여러 대 출동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공개됐습니다.

미국 언론은 텍사스주가 최근 몇 년간 총기 규제를 풀면서 다수의 사상자를 내는 총격사건이 빈발하는 추세라고 지적했습니다. 작년 5월에도 텍사스 유밸디의 로브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어린 학생 19명과 교사 2명이 숨진 바 있습니다.

텍사스 주의회는 보수 성향 공화당이 다수당이고, 주지사도 공화당 소속의 강경한 총기 옹호론자입니다. 텍사스는 2021년 9월부터 총기를 합법적으로 소유한 주민이 별도의 면허를 발급받거나 훈련받지 않고도 공공장소에서 총기를 휴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시행중입니다. 총기 옹호론자들이 '헌법적 휴대'라고 지칭하는 법입니다.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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