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인천 미추홀구에서 전세사기가 많이 발생했을까?

장정우 2023. 5. 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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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6:47~06:57, 12:47~12:57, 19:47~19:57)

■ 진행 : 이승우 변호사

■ 방송일 : 2023년 5월 8일 (월요일)

■ 대담 : 김예지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왜 하필 인천 미추홀구에서 전세사기가 많이 발생했을까?

#전세사기 #전세 #빌라왕 #범죄 #변호사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이승우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사건파일 오늘의 주제는 '전세사기' 관련 사건입니다. 오늘부터 3일간 인천 미추홀구에서 발생한 전세사기를 심층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추홀구 한 지역에 전세사기 사건이 그렇게 많이 발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법무법인 법승의 김예지 변호사와 알아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김예지 변호사(이하 김예지)> 네, 안녕하세요.

◇ 이승우> 최근 전세사기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죠. 일부 피해자들이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면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는데요. 특히 피해가 인천 미추홀구에 집중되어 있죠?

◆ 김예지> 네, 맞습니다. 최근 정부는 인천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로 확인된 2,479가구 가운데 일부 대출분에 대해여 즉시 경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최근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3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자 정부가 피해자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들은 모두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전세보증금 수백억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이른바 '건축왕 A씨'에게 사기를 당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건축왕 A씨'는 인천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61채의 전세보증금 125억 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로 지난 3월 구속 기소되었고, 공인중개사 등 공범 6명도 불구속 기소되었으며, 이들의 여죄를 수사한 결과 피해 액수가 500억 원가량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파악한 바에 의하면, 인천에서 3,000여 세대가 전세사기를 당하였는데, 그중 85% 정도가 미추홀구에서 발생하여 유독 피해가 크고, 전세사기 유형 중 특히 '깡통전세사기' 피해가 극심한 상황입니다. 오늘은 이처럼 깡통전세사기 피해가 특히 '인천 미추홀구'에 집중된 이유가 무엇인지 논의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승우> 인천 미추홀구에 집중되어 있는 '깡통전세사기' 범행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건지 설명해주시죠.

◆ 김예지> 전세사기에는 여러 유형이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깡통전세사기'입니다. 깡통전세란 매매가보다 전세보증금과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 금액 합계가 더 높거나 같은 주택을 일컫는 말입니다. '깡통전세사기'란 주로 시세를 알기 어려운 신축빌라에서 발생하는데,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매매가와 같거나 높게 부풀려 세입자와 임대차계약을 한 후 경제력이 없는 제3자에게 명의를 넘겨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렵게 만드는 것입니다. 최근 문제가 되는 깡통전세사기 과정을 간략히 설명드리면, 전세사기를 위한 의도적인 신축빌라를 건축하고, 신축빌라는 시세추정이 어렵다는 점을 이용하여 소유자와 분양대행사가 결탁하여 높은 전세보증금을 조성합니다. 그 후 분양대행사는 공인중개사들에게 리베이트 광고를 통하여 전세계약 추진을 유도하고, 공인중개사들은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청년층을 중심으로 하여 필요한 정보를 누락하거나 속임으로써 고액의 전세계약을 체결합니다. 이후 해당 건축주는 신축빌라의 소유권을 이른바 '바지 임대인'인 제3자에게 이전하고, 세입자가 전세계약 만료를 이유로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신소유자가 반환의무를 부담하지만, 이들은 갭투자 등을 위하여 개인이 수백 채 빌라를 본인명의로 등기하기 때문에 사실상 보증금 반환능력이 없어 반환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 이승우> 부동산 컨설팅 회사, 또는 분양 대행사가 이와 같은 그림의 구도를 거의 다 그렸다는 기사가 나오더라고요.

◆ 김예지> 네, 맞습니다.

◇ 이승우> 그렇다면 오늘 사건파일의 포인트를 짚어보죠. 전세사기가 인천 미추홀구에 집중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 김예지> 이렇게 미추홀구에 피해가 집중된 원인을 분석해보면 첫째로 전세사기에 사용되는 주택 유형과 둘째로 미추홀구의 지역적 특성의 결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세사기에 활용된 주택 유형은 대부분 신축빌라나 다세대 주택입니다. 그 이유로는 이미 거래내역이 누적되어 실거래가격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구축 빌라는 실거래가를 넘는 과도한 전세보증금을 요구할 수 없는 것에 반해, 신축 빌라는 공시지가도 없고 실거래가도 알 수 없어 높은 전세보증금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건축주와 분양대행사가 어떻게 신축빌라에 높은 전세보증금을 설정하였는지는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심층분석 제2탄'에서 설명해드릴 예정입니다. 또한, 신축빌라의 경우 전세보증보험가입 조건에도 하자가 없어 전세보증보험 가입 대상이 됩니다. 신축빌라의 경우 공시된 공동주택가격과 등기부상 거래내역이 없어 감정평가액으로 주택가격을 산정하고 가입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주택 소유자와 감정평가사가 결탁하여 평가액을 높게 책정하는 것으로 보증보험 가입조건을 만족시키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세입자들을 안심시켰던 것입니다. 여기서 바로 감정평가사의 개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 이승우> 그러면 미추홀구의 어떤 지역적 특성들이 전세사기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김예지> 첫째, 인천 미추홀구는 전형적인 구시가지로 신축건물이 귀하고, 신축건물의 경우 주변과 시세 비교가 어렵다는 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깨끗한 집을 원하는 많은 젊은 세대가 특정 신축빌라에 몰리게 되었습니다. 짐작하셨겠지만, 바로 '건축왕 A씨'의 신축빌라들입니다.

◇ 이승우> 그러면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되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 김예지> 인천 미추홀구는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하고 소규모 공동주택을 신축하기도 좋은 환경입니다. 미추홀구는 한때 재개발·재건축구역이 50여 곳으로 인천에서 가장 많았으나, 10여 년 전부터 부동산 경기 불황 등으로 구역이 해제되기 시작해 현재는 절반 정도만 남았습니다. 재개발 불발에 매물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 땅 위에 빌라, 나홀로 아파트들이 많이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 이승우> 재개발·재건축이 포기되니까 실망한 매물들이 쏟아져 나왔군요.

◆ 김예지> 네, 맞습니다. 둘째로는 인천 미추홀구 근처에 있는 서구 가좌동에 주안국가산업단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는 어림잡아 거의 1만 명 이상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는 대규모 산업단지입니다. 그러나 주변에 젊은층들을 위한 주거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신축아파트 아니면 엘리베이터 없는 다소 노후된 빌라뿐인데, 이곳을 위하여 인천시와 고용노동부가 공동 지원하는 '인천 주안 산업단지 근로자 기숙사 지원사업'에 선정된 근로자는 2022년 기준 326명에 불과하여 근로자들의 주거시설이 많이 부족하였고 이러한 이유로 근로자들이 가까운 해당 지역으로 몰리게 되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 이승우> 청년,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안정된 주거를 쾌적하게 살 수 있는 욕구가 크게 있었던 지역이었다는 말씀이시군요. 세 번째는요?

◆ 김예지> 셋째, 주거 양극화가 분명하여 2030세대의 선택지가 많지 않았습니다. 미추홀구는 인근에 있는 도화택지지구에 위치한 신축아파트는 시세가 3억 원이 넘고, 이 외에는 노후된 빌라가 대부분이라 주거 양극화가 뚜렷하였고, 그 결과 신축빌라에 대한 청년층, 신혼부부의 수요가 많은 지역입니다. 결국, 전세사기 가해자들은 인천 미추홀구에 신축빌라를 짓고 2030세대를 대상으로 넓고 주거환경이 좋은 신축빌라를 적극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전세계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 이승우> 미추홀구가 그런 지역적 특성이 가장 크게 나타난 것이고요. 다른 전세사기가 발생된 지역들도 비슷한 특징을 공통분모로 가지고 있겠군요.

◆ 김예지> 네, 맞습니다.

◇ 이승우>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김예지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김예지> 감사합니다.

◇ 이승우>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였습니다. 사건 파일에서 여러분의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드릴 사건 파일, 함께 열겠습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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