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궤도 올라선 한일관계… 경제·안보·첨단산업 협력 가속
대통령실 "미래지향적 관계로"
G7서 한미일 3각공조 완성할듯
대통령실은 8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2차례에 걸친 한일정상회담으로 한일관계가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동원(징용) 피해자 배상안을 결단하고, 한일 과거사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입장을 밝혀 한일관계의 주도권을 잡았다는 게 대통령실의 판단이다.
물론 기시다 총리가 과거사와 관련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가 아닌 개인적인 차원의 유감만 표명한 것이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현장 검증이 아닌 시찰만 허용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기시다 총리의 방한이 한일 간에 미래지향적 관계를 여는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다수의 평가도 있었고, 과거사 등 입장 표명이 부족했다는 일부의 지적도 있었다"면서 "대통령실은 언론 등의 다양한 평가를 수렴해 향후 외교 등 국정을 수행해 나가는데 참고자료로 삼겠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3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했다. 우선 12년 간 방치되고 단절됐던 한일 정상의 셔틀외교가 복원됐고, 군사안보, 경제안보, 첨단산업, 과학기술, 청년 교류, 문화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가 시작됐다는 것을 긍정적인 성과로 봤다. 이 대변인은 또 윤 대통령의 가치 중심 외교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국내에서 비판적인 여론도 있었지만 결국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인해 한일 관계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한일관계에서 주도권을 쥔 측면도 있다"며 "이것은 다시 미국을 움직였고,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에서 '워싱턴 선언'이라는 한미 간에 핵방위 공동선언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기시다 총리의 방한으로 한일 양국 국민의 마음이 조금 더 열렸다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다"면서 "기시다 총리는 한국 정부의 요청이 아니라 스스로의 정치적 결정에 의해서 과거사와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고통을 입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물론 이정도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기시다 총리가 우리 한국인의 마음을 열려는 일본정부의 노력이 시작됐다는 것을 보여준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기시다 총리 역시 이날 한국 경제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거에 불편한 것들을 빨리 털고 가야 한다. 한국과 일본이 함께 가서 얻을 것이 많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정상회담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는 오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현장 시찰 결과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윤 대통령이 한미 간 워싱턴 선언에 일본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에 G7 계기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3각 공조의 완성한 형태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매튜 밀러 대변인 명의 트위터를 통해 "일본과 한국의 동맹으로서 우리는 한일 정상회담 뉴스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변인은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한다"며 "우리는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번영하고, 안전하고, 탄력적인 인도·태평양을 발전시키기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미일 3국 회담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명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전제했으나"NCG(한미 핵협의그룹)가 출범하면 그 다음에 일본과의 협력 부분도 검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과 관련해서는 한국이 실질적인 안전성 검증에도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시찰단을 어떻게 구성해 언제 가느냐 하는 문제는 우리 내부에서도 결정하고 일본하고도 협의를 해야 될 것 같다"면서 "지난 3월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도 오염수 문제라든지 후쿠시마산 수산물 문제가 제기됐을 때 분명히 말씀드렸지만, (안전성은) 과학적으로도 검증돼야 하고, 우리 국민의 정서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시찰단 방문과 관련해서도 그런 점을 함께 고려하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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