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예금 모자란 이자 3천억 정부에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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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와 수익률 하락으로 우정사업본부가 2024년도 예산안에 우체국 예금 이자지급을 위한 3000억원을 기획재정부에 추가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예금 수신고가 82조원에 달하면서 이자부담이 커진데다 올해 예금사업부문 당기순이익이 29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본 측은 "현재 흑자를 목표로 준비중"이라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당기순이익이 2900억원대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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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은 안해 예대마진 없는데다
작년 주식·채권 투자수익률 부진
기재부 "과기부, 타예산 깎아라"
우본은 대출상품이 없어 주식·채권 등 간접투자로 수익을 내는 구조인데 지난해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며 올해도 손실이 예상된다.
■운용수익 급감에 고금리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8일 "기재부에서 우본의 이자예산이 늘어난 만큼 과기정통부의 다른 예산을 줄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우본의 예산은 특별회계로 편성돼 과기정통부의 일반예산과는 별개로 다뤄야 하지만 우본이 과기정통부 산하기관인 만큼 하나의 예산주머니에서 해결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과기정통부의 각 과에서는 예산안을 마련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세수부족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예산이 1년 만에 30조원 아래로 내려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본은 다른 금융기관처럼 예금과 보험 상품을 다루고 있다. 우본 금융상품은 예금자보호 한도에 제한이 없어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전액 받을 수 있는 예금'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우체국 예금·보험에 관한 법률에는 '국가는 우체국예금(이자를 포함한다)과 우체국보험 계약에 따른 보험금 등의 지급을 책임진다'고 규정돼 있다.
올 들어 기준금리 상승으로 정기예금 이자가 최고 연 3%를 육박하면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우체국의 예금 수신고는 지난 2018년 70조원에서 2019년 76조원, 2020년 79조원, 2021년 79조원, 지난해 82조원까지 늘어났다. 현재 우본의 예금상품 최고 금리가 2.7%로 예금 수신고가 높아질수록 이자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다른 금융기관의 캐시카우인 대출상품이 없다. 일반 금융기관은 대출상품을 팔아 예대마진을 남기면서 예금이자를 지급한다. 그렇지 못한 우본은 주식과 채권을 비롯, 다양한 간접투자로 수익을 만들어 이자를 보존한다.
지난해 우본은 비상경영 등을 추진했지만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실적하락으로 이어졌다. 우본 측은 "현재 흑자를 목표로 준비중"이라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당기순이익이 2900억원대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정부 R&D 예산 줄어들 수도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 뿐만아니라 다른 부처의 R&D 예산 축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정부 R&D 예산 30조7000억원 중 과기정통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21.5%를 차지하고 있다. 기재부는 우본의 요청 전부터 국가 전체 세수부족으로 인해 부처별 예산을 줄이라고 계속 요구해 왔다.
기재부의 3월 국세수입 현황을 보면 1·4분기 국세수입은 87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4조원 감소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지난해 1·4분기 이후 글로벌 경기둔화 및 반도체 가격 하락, 수출부진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기재부에 예산편성안을 제출하는 시기가 5월말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며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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