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UN 테러리스트 추적팀에 한국 경찰 최초 파견
30대 경찰 특공대 출신 경사 등 2명
국내서 극단주의에 심취한 외국인들 늘면서 테러 위험 증가
경찰청이 UN(국제연합) 산하 ‘테러리스트 경로추적팀(UN Office of Counter Terrorism, Countering Terrorist Travel Section)’에 한국 경찰관 2명을 파견한다. 이슬람국가(IS) 등 국제 테러 조직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우리나라도 더 이상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는 위기 의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늦어도 7월 초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UN 테러리스트 경로 추적팀’에 한국 경찰관 2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UN과의 실무 협의는 마친 상태다. 이 팀은 테러 위험 인물의 해외 이동 차단 등을 목적으로 대터러 분야 국제 전문가 10여명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EU(유럽연합), 미국, 일본, 인도 등이 참여하고 있다. 국제 테러 위험 인물 검색이 가능한 공용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 중이다. 한국 경찰관이 UN 테러리스트 경로 추적팀에 투입되는 건 처음이다. 경찰청은 공개 모집을 통해 30대 남녀 경찰관 1명씩을 선발했다. 30대 남성 경사는 현재 경찰 특공대 출신으로 외국어 능력이 출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30대 여성 경감은 정보 분야 전문가다. 최근 윤희근 경찰청장이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경찰 교육 예산을 대폭 확대하면서 UN 파견이 가능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 요원들이 테러전문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한국 경찰관의 국제기구 파견 확대를 위한 기반 조성 목적도 있다”고 했다.
이번 파견은 대터러 국제 공조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최근 국내서도 테러 사전 위험 징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내에서 극단주의에 심취한 외국인들이 가상화폐 등 새로운 방식으로 테러 지원 자금을 모금·세탁 ·송금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월엔 국내에 살던 1992년생 우즈베키스탄 국적 A씨, 1994년생 카자흐스탄 국적 B씨가 UN이 지정한 자살폭탄 테러단체에 암호화폐를 송금해 무기 구입 등을 지원했다가 수사 당국에 적발됐다. 테러단체에 현금이 아닌 암호화폐를 송금하다 붙잡힌 건 처음이었다. 수사를 확대할수록 가담 인원이 늘어나, 현재 범행 가담 의심 관련자만 30여명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러한 신종 테러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체류자는 2022년 12월 기준 41만여명에 이른다”며 “체류 외국인 증가에 따라 외국인 차별, 혐오 등 다문화사회에 내재된 위험 요인이 테러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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