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10%에 환차익까지···브라질 국채 '삼바춤'
헤알화 가치 급등에 환차익 거둬
국채 금리 하락으로 자본 차익도
10년물 수익률 올들어 22% 달해
금리인하 점쳐 당분간 강세 예상
브라질 국채가 과거의 환 손실 우려를 떨치고 최근 몸값을 빠르게 올리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헤알화 가치가 안정적으로 상승하자 브라질 국채는 올 들어서만 20%를 웃도는 투자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브라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점치면서 브라질 채권의 수익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8일 금융투자 업계의 추정에 따르면 브라질 국채 10년물의 투자수익률은 올 1월 2일부터 이날까지 20%를 넘어섰다. 올해 브라질 정부가 새 재정준칙을 공개하는 등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다소 진정되면서 헤알화 가치가 급등한 영향이 컸다. 원화 대비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1월 2일(현지 시간) 240.80원에서 이날 266.08원으로 10.79% 올랐다. 브라질 국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이자 수익, 가격 상승 이익을 제외하고도 그만큼의 환차익을 봤다는 뜻이다.
이는 환 손실 악몽에 휘둘렸던 과거 투자 양상과는 다른 흐름이다. 브라질 펀드는 환 노출이 높은 탓에 헤알화가 폭락할 때마다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해를 봤다. 특히 정치적 불안과 외국인 자금 유출로 원·헤알 환율이 2017년 초 370원 수준에서 2019년 9월 265원가량으로 떨어졌을 때는 브라질 국채 투자수익률 자체가 바닥을 쳤다.
최근 브라질 국채 투자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비단 환차익뿐만이 아니다.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도 상당한 편이다. 올 1월 3일 13.155% 수준이었던 브라질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달 5일 12.112%까지 하락했다. 브라질 국채 2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13.445%에서 11.660%로 떨어졌다. 채권 가격은 금리가 떨어진 만큼 오르는 역의 관계에 있다.
더욱이 브라질 국채는 한국 정부와 브라질 정부 간 조세 협약으로 이자소득세까지 면제된다. 4개월간 브라질 국채 표면금리(11~12%)에 따른 이자 수익이 4%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 들어서만 자본 차익과 이자 수익을 합산한 이익률이 15% 이상에 달한다.
투자수익률이 고공 행진하면서 올 1월 2일부터 4월 28일까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 국내 주요 5개 증권사의 브라질 채권 총판매액도 1조 2638억 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브라질 채권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멀티에셋삼바브라질(채권)’은 1월 2일 이후 이날까지 8.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KB증권 관계자는 “1월 2일에 브라질 국채 10년물을 매수했다면 현재 수익률은 22%, 국채 2년물은 18%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브라질 채권이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면서 관련 상품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제안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연내 본격적으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채권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13.75%까지 올린 뒤 현재도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브라질 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낮아지면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커진 점 역시 기대 요소로 꼽혔다. 무엇보다 지난해 10월 대선 이후 최대 정치적 불안 요소로 지목됐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점이 채권 투자에도 호재로 지목됐다. 정치불확실성지수에 큰 영향을 받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지난해 6월 11일 3.101%포인트에서 이날 2.255%포인트로 안정화됐다. 헤알화 강세가 꽤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최근 원·헤알 환율이 급등했어도 지난해 10~11월의 270원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인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실업률이 반등하고 설비 가동률이 하락하는 등 브라질의 대내외적 기초 체력(펀더멘털)이 악화하는 점은 불안 요인으로 지적했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헤알화 환율 강세는 단기 급등이 아닌 장기 추세”라며 “다만 재정·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금리 변동에 민감한 장기채보다는 단기채로 투자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성채윤 기자 cha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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