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회담에…與 “한일관계 정상 궤도 진입” 野 “빵셔틀 외교”
이재명 “일본 식민침략 면죄부…강제동원 배상 언급 없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여야가 각자 다른 평가를 8일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일관계가 정상화 궤도에 진입했다”고 호평하며 성과 띄우기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빵셔틀 외교’라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한일관계가 오랜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오려 하고 있다”며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통 큰 결단으로 한일관계 정상화의 물꼬가 트였고, 이번 정상회담으로 양국 관계 정상화가 한 걸음 더 진전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일본과의 경제·안보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국내 정치를 위한 계산기를 두드리며 연일 죽창가만 불러대는 것으로는 국익을 극대화할 수 없다”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특히 전날(7일) 기시다 총리가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한 것에 대해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힌 점에 대해 진전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성일종 의원도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일본 총리의 방한을 통해 역사 인식에 대한 것들이 정리됐다”며 “물컵의 반이 채워졌고, 나머지를 이번에 기시다 총리가 채운 것”이라고 호평했다.
그는 이어 “과거 일본 정부의 반성·사과에 대해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고 했고, 일본 총리의 솔직한 반성도 있었다”며 “어느 때보다도 우리 국민에 대한 사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윤상현 의원도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일관계가 윤 대통령의 방일, 이번 기시다 총리의 답방으로 정상화의 길로 들어섰다”며 “정상화할 수 있는 본격 궤도에 진입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윤 의원은 “과거사에 있어 통절한 반성, 사죄 등 직접적인 표현이 있길 원했는데 그 정도는 안 갔다”며 “물컵의 반은 못 채웠지만, 그래도 반의반은 채웠지 않았나”라고 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인 김태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의 결단이 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며 “한일관계 개선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신뢰의 토양이 다져지면 더 많은 과실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젠 정상회담 할 때마다 ‘사과했냐 안 했냐’, ‘사과의 진정성이 있냐 없냐’ 이런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과거사 사과 발언에 대한 진정성 논쟁은 더 이상 하지 말고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자”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퍼주기 굴욕외교’, ‘빵셔틀 외교’라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셔틀외교 복원이라 자랑하지만 안타깝게도 ‘빵셔틀 외교 같다’는 국민 일각의 자조적 힐난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은 퍼주기 굴욕외교를 바로 잡으라는 국민의 명령에 끝내 불응했다”며 “오히려 한술 더 떠서 일본의 식민침략에 대한 면죄부 발언을 또다시 추가했고, 강제 동원 배상 재검토는 언급조차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독도 침탈에 대해서도 한마디 언급을 못 했고, 우리의 외교적 군사적 자주권을 일본의 인도·태평양전략에 종속시킨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은 오염수 방출의 들러리로, 오염수 방출 정당화에 악용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의 발언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했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B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4월 한일 정상회담은) 과거사 문제와 한일합병, 강제징용의 합법성 여부, 불법성 문제에 대한 정의를 덮고 가자는 식으로 기준선 자체를 바꿔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기시다 총리의 발언은 사실 그 위에서 출발한 것이어서 큰 틀에서 보면 내용이 예상을 뛰어넘은 것은 없었다”며 “지난번에 워낙 판 자체를 바꿔버린 것이어서 그에 입각해 진행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내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얄팍한 술수”라고 반박했다.
김기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무작정 규탄만 해대는 것은 무책임한 최악의 지도자들이나 할 짓”이라며 “당면한 내부 위기를 모면하려는 얄팍한 술수로는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죽창가로 호객하는 ‘내수용 반일주의’야말로 정치적 이익을 위해 아픈 과거사를 팔아먹는 짓”이라며 “양국 극단주의자들이야말로 한일 협력의 걸림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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