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뭐 사셨어요?”...“나는 한놈에 몰빵이야” 공격적인 60대
세대 별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종목이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집계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8일 NH투자증권은 지난 3일 기준으로 자사 개인고객 268만명이 보유한 종목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잘 알려진 대로 가장 많은 투자자들이 보유한 종목은 세대와 상관없이 삼성전자, 카카오, 네이버, 현대차 등 이른바 ‘국민주’ 종목들이었다. 이번 조사에선 그러나 세대별로 특정 종목을 타 세대에 비해 유달리 많이 갖고 있는 사례들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2030은 타 세대에 비해 유달리 많은 사람이 대한항공을 보유하고 있었다. 20대 투자자 중 6.8%에 달하는 2만 5000명이 대한항공을 들고 있다. 30대 투자자 중에서는 대한항공을 갖고 있는 투자자가 3만 3000명으로 전체의 6.3%에 달했다. 대한항공은 전체 세대 혹은 다른 세대 통계에서는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20대 보유종목 순위에선 4위, 30대에선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행 등을 적극적으로 다니는 이들 세대의 특성상 대한항공을 실생활에서 접할 일이 많고 이 영향으로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NH투자증권 측은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세계 하늘길이 빠르게 열리고 있다는 점이 2030 투자자들의 항공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줬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030의 대한항공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달리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23% 떨어졌고, 올해 들어서도 화물 부문이 부진하면서 주가는 횡보를 이어가고 있다.
4050세대는 LG전자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40대는 LG전자를 보유한 개인 투자자가 2만2000명으로 해당 연령대의 3.6% 였다. 50대에서도 3.8%인 2만3000명이 LG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LG전자는 전체 연령대에서는 상위 20위 안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주식 경험이 많은 이들 연령대의 선택은 높은 수익률로 돌아왔다. LG전자는 올해 들어서만 30%이상 주가가 올랐다.
60대 이상은 올 들어 급등한 2차전지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보유자수를 봤을 때 6위 포스코홀딩스(1만7000명), 7위 에코프로비엠(1만3000명), 9위 포스코퓨처엠(9000명), 10위 에코프로(8000명)다. 60대 이상은 보유자수 상위 10위 안에 2차전지 종목이 4개 들어간 반면, 20대와 50대는 각각 2개, 30대와 40대는 1개 종목에 불과했다.
홍성배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최근 2차전지주의 변동성이 커지며 많은 투자자들이 이를 매각했는데, 60대 이상은 다른 세대보다 더 장기투자하는 경향이 있어 성장성을 감안해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은 투자자가 보유한 종목은 삼성전자(85만1000명, 31.7%)였고, 뒤를 이어 카카오(32만2000명, 12%), 삼성전자우선주(21만5000명, 8%) 순이었다. 삼성전자는 보유하고 있는 사람도 많았지만 보유금액도 7조4000억원으로 압도적 1위였다. 보유 개인 투자자 수로는 2위에 올라있는 카카오가 금액에선 6위에 머물렀다. 지난 1년간 주가가 35% 빠진 탓이다.
하이브와 에코프로의 경우 보유자수는 적었지만 보유잔고가 높은 편이다. 하이브는 보유자수가 2만6000명으로 전체 1%에 불과하지만 보유잔고가 4조3000억원으로 두번째로 많았고, 에코프로도 보유자수가 3만5000명(1.3%)이지만 보유잔고는 1조3000억원으로 네번째로 많았다.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 이슈로 변동성이 컸던 가운데 지난 1년 동안 13% 올랐다. 에코프로는 양극재 사업을 하는 에코프로비엠의 모회자로 지난 1년간 626% 올랐다.
다른 2차전지도 대체로 보유자수는 적고 보유잔고가 높았다. 최근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커진 영향이다. 전체 보유자수 8위인 포스코홀딩스는 보유자수가 6만8000명(2.5%)지만 보유잔고는 1조600억원으로 , 에코프로비엠도 보유자수가 6만명(2.2%)이지만 보유잔고는 1조원을 넘겼다. 홍 전문위원은 “실제로 하이브나 에코프로 등으로 수익을 본 투자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2차전지주가 연초부터 급격히 오르면서 빨리 팔았거나, 너무 올랐다고 판단해 관망한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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